사회

굴삭기 테러도 모자라 자갈 테러...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현실

천홍희 기자 입력 2023-08-18 20:37:47 수정 2023-08-18 20:37:47 조회수 3

(앵커)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시행사가 사업지에서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다 급기야 굴삭기를 동원해 땅을 파헤치는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지역방송사가 이들의 행태를 고발보도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듯이 그 다음날

공장 입구에 자갈을 쏟아내

영업을 못하게 하는 2차 테러를 가했는데요.



CCTV 영상을 보시죠.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광주의 한 정미소 공장에 십여명의 남성들이

몰려와 문을 열고 굴삭기로 땅을 부숩니다.



남성들은 광주 남구 송암공원에서

아파트와 공원을 조성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시행사와 시공사 직원들입니다.



보상 문제를 놓고 소송을 벌이는 와중에

공장 입구를 훼손해 차량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양형/정미소 부장

"이런 일을 처음 당해보니까 이게 무슨 일인고 하고..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하면 나한테도 뭔가 제재를
가할 수 있지 않는가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KBS 광주총국이 이들의 굴삭기 테러를 지난 월요일 보도했지만

시공사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도 다음날 2차 테러에 나섰습니다.



콘크리트로 복구해 놓은 공장 입구에 이번엔

자갈을 쏟아내 차량이 다니지 못하도록 길을 막은 겁니다.


공사장 입구에는 아직도

치우지 못한 자갈들이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불과 열흘 사이에 2차례나

테러 행위가 이뤄진 겁니다.



송암공원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 공사를 해야 하는데

보상액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폭력을 동원한 겁니다.



시행사와 정미소의 갈등은 지난해 6월

시작됐습니다.



시공사측이 소유주에게 땅을 사들인 후,

정미소측에 영업손실보상금 등으로 15억원을 보상해줬지만,



정미소 측이 이걸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며

올해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느닷없이

굴삭기와 자갈을 동원한 테러가 이어진 겁니다.



* 양형/정미소 부장

"우리가 법적으로 영업권을 보장받고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과연 땅을 파는 것이 맞는 행위인가, 이럴 수가 있는가
참담한 이런 심정이.."



시공사 관계자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며

기꺼이 형사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정미소측이 지나친 보상금을 요구하면서

한 달 대출이자로만 10억원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 시행사 관계자/(음성변조)

“저희는 이게 테러라든가 뭐 이렇게 생각은 안하는거

건축물에 대해서 뭐가 있는지 조사를 하고 파악하고 측정할 수는 있잖아요.."



민간공원 특례사업 공동 시행자인 광주시는

원만하게 협의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시공사측의 테러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권리가 없다며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보상금을 놓고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

벌어진 시공사의 이러한 테러 행위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고,

상식보다는 돈이 우선인

우리 사회의 세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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