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국가보훈부 장관이 불붙인 때아닌 정율성 논란

주현정 기자 입력 2023-08-22 20:45:03 수정 2023-08-22 20:45:03 조회수 0

(앵커)
때아닌 정율성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가보훈부 박민식 장관이
광주시가 추진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의 경우
정율성이 북한군과 중공군을 위로한 사람이라며
광주시에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강기정 시장이 이에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며
박 장관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주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 출신으로 항일 투쟁에 헌신했던 천재 음악가였지만
중국, 특히 북한에서의 활동 전력 탓에
국내에서는 이념 논란의 중심이 되곤 했던 정율성 선생.

고향에서도 한동안 외면받았지만,
2000년대 중반, 선생의 업적이 재평가되며
다양한 기념사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역사공원이 대표적입니다.

정율성의 삶과 음악 세계를 기리는 광장 등 880여㎡를 조성하는데,
48억원의 시비가 투입됐습니다.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이 한창입니다.
올 연말 완공 예정인데,
국가보훈부 장관의 사업 철회 요청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습니다.

중국의 애국가 격인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인물이자,
해방 후 북한에서도 활동하는 등
중국과 북한의 영웅으로 불리는 정율성을 기리는 사업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일이며
5ᐧ18민주주의 투사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장관은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며
"광주시 재정이 쓰인다고는 하지만 결국 국민의 혈세가 아닌가"라며
전면 철회되지 않으면 엄격히 대응하겠다고도 예고했습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강시장은 자신의 SNS에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합니다"라며
박민식 장관의 사업 중단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강 시장은 “정율성의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업적은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광주로 이끌고 있다”며
“광주는 정 선생의 역사문화자원을 더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율성은 항일독립운동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독립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다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시대의 아픔”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나와 다른 모두에 등을 돌리는 적대의 정치는 이제 그만하고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고도 말했습니다.

정율성 기념사업에 대한 보훈부 장관의 때아닌 문제제기가
중국에 맞선 한미일 공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오는 가운데
정율성의 행적과 이념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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