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재가 시작되자]

[취재가 시작되자]"팀원·국장도 챙겨야"... 업체에 휴가비 요구한 공무원

문형철 기자 입력 2023-09-26 22:54:26 수정 2023-09-26 22:54:26 조회수 18

(앵커)

여수시의 한 간부 공무원이
관급자재 취급 업체에게
여름 휴가비를 요구한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해당 공무원은
부하 직원들은 물론 상급자에게도
휴가비를 챙겨줘야 한다며
대놓고 금품을 요구했는데,
당시 통화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문형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초.

여수시청에 근무하는 한 간부 공무원이
관급자재 취급 업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안부를 묻는 밝은 목소리지만
목적은 휴가비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공무원-업자(음성변조)
"갑자기 전화를 했습니다.
(그래요. 제가 (휴가비) 생각 못 했네)
아니 생각을 그건 당연히 하는 건 아닌데
다음 주 중으로 하면 되는데…
늦어버리면 너무 그래서…"

전화한 공무원은 상급자인 국장도
챙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 공무원-업자 (음성변조)
(근데 얼마를 해야 됩니까?)
아니요. 그런 부담 생각하지 마시고…
(아니요. 국장님한테 드린다는데 뭐를 얼마를…)

국장에 더해 자신의 팀원들에게 줄
휴가비까지 요구합니다.

* 여수시 간부 공무원 (음성변조)
"국장님도 있고, 우리 팀도 좀 보태줘야죠.
그러니까 그리 아시고…하여튼 미안합니다.
갑자기 전화해서…"

전화를 받은 업자는
이 부서가 담당하는 사업에 납품을 원하는
을의 위치입니다.

*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저희는 을이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생각이 좀 복잡했어요."

고민 끝에 업체 관계자는
이후 연락을 하지 않고
휴가비도 주지 않았습니다.

해당 간부 공무원은
취재가 시작되자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 여수시 간부 공무원 (음성변조)
"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그런 관계가 되면 과장님, 국장님도 당연히 알아야 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국장님하고 인사를 하는 차원에서…"

공무원이 금품을 요구한 경우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형법상 뇌물죄나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여수시 공무원들은
지난해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서
건설사 관계자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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