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암울한 국내 농업의 현실과 이것을 타개할
대책을 고민하는 기획보도 두 번째 시간
이번엔 소규모 농가들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농사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 보니
다른 일을 겸하거나 보조금 등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국내 농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가 사라질 경우
농업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어제 보도에 이어 김초롱 기자가
[한걸음 더] 들어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영광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이규홍 씨, 김은숙 씨 부부.
2,500 제곱미터 규모의 밭에서
바쁠 때는 하루 12시간 이상 일합니다.
이렇게, 지난해 첫 농사를 지어 얻은 수익은 6,000만 원,
여기서 농약과 기름비 등을 빼면
손에 남는 건 약 4,500만 원입니다.
초기 투자 비용이 컸던 데다,
수확 전까진 수익이 없다 보니 빚이 늘어,
일용직도 병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은숙(40살), 이규홍(40살) / 영광 딸기 농가
"시골에 일용직으로 하는 데 많아요. 밭일도 있고
그런 것도 다녔고, 아내도 그런 데 다니고.
보조금 같은 경우에는 100% 지원 사업이 거의 없어요.“
소규모 농가를 운영하는
고령 농업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1,800 제곱미터 밭에서
벼농사를 짓는 74살 김종금 씨.
노인 일자리에 참여해
한 달에 30만 원가량을 받고,
그 외에는 보조금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 김종금 / 나주 벼 농가 (74살)
"노노케어라고 사람을 조금 가서 이야기도 해주고,
어떻게 아팠나 몸이 건강한가 (확인한다). (보조금) 그런 게 나오니까
그나마도 살지. 그것 때문에 살지."
지난해 전국 청장년 소규모 농가의 소득을 보면,
농업 소득은 15%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소득의 약 70%가 농업 외에서 발생한 겁니다.
고령 소농의 소득에서는 보조금 등
이전소득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소농의 농업 소득이 적은 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인건비가 주요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 국승용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소농은) 장비를 투입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는데요.
코로나19 지나면서 외국인 노동력이 많이 줄었고,
또 외국인 노동의 1인 단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는 소규모 농가의 (부담이 큽니다)"
특히, 소규모 농가와 대규모 농가와의
소득 양극화마저 심해지는 현실.
이대로라면 농업 생태계가
대규모 농가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농이나 기업농 위주로 진입장벽이 높아지면,
소규모로나마 농사를 지으려는 청년, 장년들이 들어설 자리는
더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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