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웃도 몰랐던 쓸쓸한 죽음

유민호 기자 입력 2023-12-07 20:43:09 수정 2023-12-07 20:43:09 조회수 0

(앵커)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고, 
중증 지적장애를 지닌 50대 조카가 
시신 옆에서 함께 구조됐습니다.

평소 지병을 앓던 여성이 
거동이 불편한 조카를 50년 넘게 돌봐왔는데,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다쳐 
공백이 생긴 사이 쓸쓸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입구 안으로 
병원 구급차가 들어옵니다.

들것을 든 직원들이 1층을 지나 계단으로 향합니다.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여성 강 모 씨가 숨진 채
경찰과 
소방당국에 발견된 건 어제(7) 오후 3시.

숨진 강 씨 옆에는 중증 지적장애를 지닌 
50대 조카 선 모 씨도 있었습니다.

시신이 부패한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 넘게 집 안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카 선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강 씨는 부모 대신 50년 넘게 
거동이 불편한 조카를 돌봤는데,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았습니다.

* 이웃 주민
“완전 그 사람은 아무것도 몰라요.
소통이 안 되고 밥도 떠먹여 
줘야 하고,
(발견 당시 조카가) 그 옆에 같이 있었어.
조카는 쌩쌩하더라고요.”

순천시는 강 씨가
기초수급자에 해당하지 않았으며,
조카만 포함돼 장애인활동지원사를
수년 동안 파견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해당 지원사가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고 
순천시는 대체 인력을 구해주기로 했으나, 
강 씨가 이를 원치 않으면서 
관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당일 지원사가 
이들이 며칠간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부패한 시신과 조카를 발견한 겁니다.

* 허석구 /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활동지원사가) 완전히 다리가 부러져서
넘어져서 상당히 오래 
(일을) 못 하니까.
다른 분을 구하라 하니까 할머니가 안 한다고.”

경찰은 타살 정황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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