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한걸음더]한국건설 수상한 공정률 변경

천홍희 기자 입력 2024-01-23 18:53:53 수정 2024-01-23 18:53:53 조회수 32

(앵커)
한국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에 
입주 예정자들은 해당 사업장이
'분양 보증 사고' 처리가 될 수 있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중도금과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기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인
예정 공정률인데 한국건설이 공정표를 바꿔가며
공정률을 바꾼 사실이 광주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무슨 말인지 천홍희 기자가
[한걸음 더] 들어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중도금 이자 지급 불능 사태를 겪은
한국건설의 아파트 신축 현장입니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아직 한 개 층도 제대로 올리지 못해
실행 공정률은 25%에 머물고 있습니다.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반이 넘어가는데도
공사가 느릿느릿 진행되는 겁니다.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시작한 
23층짜리 아파트가 마감공사를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공정률 차이가 확연합니다.

입주 예정자들은 한국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해당 현장을
'분양 보증 사고 사업장'으로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입주예정자 / 지난 18일 한국건설 사무실
"계약자들의 피해가 막심한 현 사태를 해결하고자
귀사에서도 밝히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사고 이행을 청구하고자 합니다."

분양보증 사고를 판단하는 기준은
착공 전 공사 진행 상황을 예상한
'예정 공정률'과 실제로 공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파악하는
'실행 공정률'의 차이입니다.

만약 그 차이가 25%p 이상 벌어지게 되면
입주 예정자들의 청구 절차를 통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자 지급 불능 사태가 벌어진 한국 건설 아파트가
분양 보증 사고 사업장에 해당했는지,
광주MBC 취재진이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예정 공정률과
실행 공정률의 차이가 10%p로 벌어지더니
11월에는 급기야 보증 사고 기준인
25%p를 넘어섰습니다. 

세 달째 실제 공정률에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이대로 간다면 차이가 더 벌어져
분양보증 사고가 명백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건설은 지난해 12월 20일,
광주 동구청의 승인을 받아
이 예정 공정률을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예정 공정률은 절반이 줄었고
실행 공정률과의 차이도 25.52%p 에서
1.2%p로 줄어들게 됐습니다. 

공사 현장에서도 공정률 차이가
이렇게까지 벌어지는 건 이례적이라는 의견입니다.

* 27년 차 전직 아파트 현장소장
"(차이가) 25%p까지 간다라고 그러면
굉장히 크게 났다라고 보는 것이고요.
일반적으로 이런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사례를 들어본 경우도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건설이 '분양보증사고 사업장'으로
처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사업장으로 지정되면
건설사로는 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일단 건설사 입장에서는 25%가 넘어버리면
사고 사업자로 분류돼서 경제적으로 손실이 굉장히 큰 거죠.
다 갚아줘야 되고 그리고 자기 어떤 굉장히 손실이 있기 때문에
이걸 방어 차원에서 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해 한국건설은 공정률의 차이가
한때 25%p를 넘은 사실은 알고 있다며
공정표를 바꾼 것은 중간에 설계가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분양 보증 사고를 회피하기 위해
공정표를 변경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 한국건설 관계자 (음성변조)
"토목공사 공법이 바뀌었고, 공사 금액도 바뀌었고,
설계변경, 모든 사항이 초기에 제출했던 컨디션하고 다르다.."

한편, 보증사고 여부를 판단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측은
한국건설의 갑작스러운 공정표 변경 의도까지는 알 수 없지만,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변경인 만큼
해당 아파트 사업장이 
분양보증 사고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건설과 주택도시보증공사 모두
공정률 변경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 사태를 지켜보는 입주 예정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한국건설 #공정률 #변경 #주택도시보증공사 #유동성위기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