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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차별논란' 천사섬 주민들 "다시 원래 팻말로"

김윤 기자 입력 2024-01-26 17:17:12 수정 2024-01-26 17:17:12 조회수 1

(앵커)
전남 신안군에는 
12사도 순례길이나, 천사 미술관 등
기독교 색채가 짙은 관광시설이 많은데요,

최근 불교계에서 이 시설들에 대해 
종교차별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설의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섬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 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신안군 기점소악도.

쓰레기 하치장이었던 곳에 흰색 예배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신안 섬 5곳에 
예수 12제자를 기리는 작은 예배당이 지어졌습니다.

앞에는 12사도의 이름을 딴 간판이 세워졌습니다.

이 예배당을 모두 둘러보는 12km 길이의 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빗대어 
한국의 '섬티아고'라는 별칭으로 인기를 얻었고,

2021년 기준 평소보다 20배가 넘는 
5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명소가 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 곳 표지판에서 
12사도의 이름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유다 타대오의 집'으로 불렀던 
10번째 예배당은 칭찬의 집으로,
그밖에 집들도 소원, 행복, 지혜의 집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사업이 
특정 종교의 선교나 순례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며
불교계가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신안군은 섬이 많은 특징을 내세워
섬의 갯수를 1004개로 홍보하면서 
천사 이미지를 '관광과 지자체 홍보'에
이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결론은 명칭변경이었습니다.

* 김현석 과장 신안군 작은섬정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종교편향성위원회에서
종교차별로 결정이 되면서… 작년 4월에 다시 다 바꿨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태어난 하의도의 천사상 미술관은
야외조각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도 
한글 '천사'를 숫자 '1004'로 표기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칭을 바꾼 이후 방문객이 10% 정도 줄면서 
관광에 생계가 달린 섬지역의 주민들이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우 소악도 주민
"경제를 좀 활성화시켜보자라는 취지로 시작되는데
사실상 없어지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 같아요. 없어지고 나니까…"

급기야 일부 섬주민들은 
원래 사도 이름이 적힌 표지판을
따로 설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 김양운 소악도 이장
"순례자들이 오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이유가 되다 보니까
팻말을 다시 12 제자의 이름으로 만들어가지고 3월경에 주민들이
세우기로 그렇게 했습니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 관광 활성화와 주민 자립이 사업목적이었던 만큼, 
주민들이 표지판을 세우면 바꿔 단 표지판 철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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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김윤 ykim@mokpombc.co.kr

출입처 : 목포시, 신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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