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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2역에 당했다..농민 울리는 '중고농기계 매매'

서일영 기자 입력 2024-03-15 19:13:22 수정 2024-03-15 19:13:22 조회수 4

(앵커)
농기계 대형화 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틈을 타 중고 농기계 매매를 
노린 신종 사기도 등장했는데요.

중간에서 1인 2역까지 하며 
판매자와 구매자 등 3명을 속였고, 
전화를 이용해 지역도 넘나들었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초 농기계 관련 카페에 
중고 트랙터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농민 이용재씨.

지난 5일 한 남성에게 
"오늘 구매하면 트렉터를 싸게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씨가 '증거사진'을 요구할 때마다 
남성은 실시간으로 사진을 보내며 
이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 이용재 / 농기계 사기 피해자(구매자) 
"한 5분 좀 늦게 보냈을 때는 한 10분 간격으로
이렇게 보냈기 때문에 
사진이 한두 컷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컷을 찍어서..."

화물차에 트랙터가 실리는 사진까지 
최종 확인한 이 씨가 중도금 1500만원을 보내자
남성은 바로 연락이 두절돼 버렸습니다.

이 씨가 받은 사진은 같은 시각 
춘천의 한 농촌마을에서 찍힌 것이었습니다.

또다른 농민 성수민 씨가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트랙터를 사겠다고 연락한 남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낸 겁니다.

하지만 전화로 구매 의사를 밝혔던 남성은 
사진 30여 장만 받은 채 연락이 끊겼고, 
트랙터는 출발하지 못한 채 
그대로 창고에 내려졌습니다.

* 성수민 / 농기계 사기 피해자(판매자)
"전화도 안 받고 나중에는
1시간 지나니까 핸드폰 꺼놓더라고요...
완전 바보 만들어버리니까 그때 알았죠."

알고보니 같은 남성에게
동시간대 사기를 당한 두 농민.

해당 남성이 구매자 행세를 하며 
받은 사진을 이용해 판매자 행세를 하며 
중도금을 챙겨 달아나는 1인 2역
사기 행각을 벌인 겁니다.

* 사기범 통화녹취 (음성변조)
"구매만 하면 되니까..그 몇 방 찍어주시죠 지금
(네 알겠습니다) 
상차 올리고도 또 많이 찍어주시고.."

지역을 넘나드는 기상천외한 범행 수법에 
탁송 기사까지 피해자 3명은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이용재 / 중고농기계 매매 피해자 
"농사를 지으신 분들끼리 거래를 하기 때문에
서로 믿고 
거래를 하는데 이런 신종 사기가
있을지는 
꿈에도 생각을..."

대형 트랙터의 경우 
2~3억 원에 달하는 등 농기계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중고농기계 거래는 크게 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린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사기는 
'보이스피싱'이 아닌 '일반 사기'에 해당돼 
빠른 계좌 지급 정지도 어려워 
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 김정은 /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팀장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직거래 또는 
안전 결제를 이용한 거래 방식이 안전하며 
피해 발생을 대비해 사이트 게시글, 
통화 문자내역, 입금확인증 등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찰은 사기거래에 사용된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실제 통장의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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