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제주도에
오월 걸상이 설치된 데 이어,
올해는 광주에 제주 4.3을 상징하는
사월 걸상이 설치됐습니다.
육지에 세워진 최초의 4.3조형물인데요.
제주는 광주를 보듬고,
광주는 제주를 보듬으며
함께 아픔을 기억하고 연대했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한편에
작은 조형물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제주 4.3을 기억하기 위해 세워진
사월 걸상입니다.
작품 이름은 '민중의 힘'입니다.
제주 4.3 학살의 상징인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했고,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놓았습니다.
큰 바위에서 작고 매끈한 돌로 변한
몽돌의 모습은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작아졌지만
결국 4.3 폭력을 견디고 이겨낸
민중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육지에 세워진 최초의
4.3조형물인 4월 걸상은
이렇게 시민 누구나 앉아 쉬면서
제주 4.3과 광주 5.18을
생각 할 수 있게 했습니다.
* 강문석/'민중의힘' 사월 걸상 작가
"몽돌을 비유해서 도민들의 어떤 피해라든가
그 당시에 어떤 저항이라든가 그 당시에 갖고 있는
역사 의식을 표현한 건데 어차피 구부러진 총알이
어찌 보면 잘못된 권력이고 국가 폭력이거든요."
이번 세워진 사월 걸상은 지난해
제주도민들이 마음을 모아
서귀포시청 앞에 오월 걸상을
세운 것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 김춘보/제주 4.3희생자유족회 자문위원
"평화로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서 이곳 광주 광산구에
사월 걸상이 설치된 것에 대해서 유족으로서 제주도민으로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월어머니들도 제주 4.3과 광주 5.18은
국가 폭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사월 걸상은 작은 조형물이 아닌
서로 기억하고 함께 연대해나가자는
의미를 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김형미/오월어머니집 관장
"결국 4.3이나 광주 5.18은 함께 연대하고
함께 기억하고 함께 해결해나갈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집단적 폭력의 고리를 끊고
해체하기 위해서는 대중 모두가
폭력의 피해와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의 기억을
끊임없이 되살리고 연대하고 증폭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 강우일/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제주에 광주 오월 걸상을 설치하고
광주에 제주 사월 걸상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 역사 안에 자라온 폭력의 확산과 승계를 차단하고
인간 존중과 평화의 연대를 강화하는
참으로 희망찬 상징이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 의미가 서린 곳이라면
어디든지 놓여지고 있는 오월 걸상은
다음달에는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군에
8번째 오월 걸상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