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MBC 단독 기사 [취재가 시작되자]

[단독][취재가 시작되자]광주 수천평 불법 벌목..구청은 나몰라라

천홍희 기자 입력 2024-04-05 18:45:46 수정 2024-04-05 18:45:46 조회수 195

(앵커)
광주의 한 건설업체가 대낮에
산에 심어진 나무를 모두
베어버린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발제한구역이어서 허가가 필요하지만
수천 평이 넘는 면적을
불법 벌목 한 건데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무원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천홍희 기자입니다.

(기자)
굴착기가 
잘려나간 나무들을 퍼올립니다.

옆에 있던 커다란 나무 한 그루도 맥없이 쓰러집니다.

축구장 2개 면적인 이 산의 있던 나무들은
불과 3일 만에 모두 베어졌습니다.

마을 뒷산이었던 이곳이 무단으로 파헤쳐지면서
보시는 것처럼 산의 높이는 3미터 정도 낮아졌고
땅은 진흙으로 변해 마을 주민들은
산사태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광주 지역의 한 건설업체가 지난달 1일
개발제한구역인 산에 중장비를 동원해 
나무를 베고 땅을 파헤치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허가도 받지 않은 불법 벌목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마을 뒷산에 나무가 잘려나간다며
서구청에 신고했고, 
담당 공무원은 공사 관계자에게 전화해
공사 중지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계속됐고,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자
구청은 신고 8시간 만에 현장을 찾았습니다.

현장에 와서도 공사를 멈추라는 말만 전달하고
공사가 실제로 멈추는지 확인하거나,
담당 부서에 보고하지도 않았습니다.

공사는 그 뒤로도 이틀간 진행됐고,
마을 뒷산은 결국 민둥산이 됐습니다.

* 이순재 봉학마을 이장
"당직실에 연락을 했어. 그러니까 계속 휴일이다는 얘기만 해..
당신들 전쟁이 났어도 그렇게 휴일 핑계만 대고 있을 것이냐.
누구든지 즉각 행동을 취해야 될 것 아니냐."

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서구는
최초 신고 접수 이후 5일 만에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서구는 출동 직원이 업무가 미숙해
즉각적인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공사 기간이 연휴 기간과 겹쳐
제대로 된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구청은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사건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며
이 공사와 관련된 업체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광주 서구 관계자
"연휴 기간에 불법 행위가 이루어지고, 이 불법 행위 자체로 인해서
이제 주민들의 피해도 있는 상태이고..심각성을 감안해서
법적 검토를 통해서 고발 조치토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편, 공사를 진행한 업체 측은
"비가 오면 산에서 토사가 흐른다는
주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벌목을 했다"며
"불법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공사가 이뤄질 때
이 산을 소유하고 있던 또 다른 건설업체는
공사 내용 자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천홍희 입니다.


#불법 #벌목 #개발제한구역 #주민신고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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