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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시, 체로키파일을 열다] 1편-체로키 파일 작성자 찾아냈다

임지은 기자 입력 2024-05-15 06:10:56 수정 2024-05-15 06:10:56 조회수 4

(앵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이죠. 
44년 전 부처님 오신 날은 5월 21일이었는데요. 

바로 광주학살의 최대 비극인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입니다. 

국민의 군대가 자국민에게 총을 쐈던 그 날의 비극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5.18 진상조사위원회는 안타깝게도 발포명령자를 규명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광주문화방송은 진상규명은 계속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미국에 잠자고 있는 비밀문건을 찾아나섰습니다.

5.18의 판도라의 상자로 여겨지는 일명 '체로키 파일'이라고 하는 문건인데요. 오늘부터 연속보도를 통해 취재한 결과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 체로키 파일을 직접 작성했던 미국의 전직 관료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취재해 보도합니다. 

먼저 임지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년 전 유튜브에 올라온 5.18 토론 영상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원에서 주최한 토론으로 5.18 당시 미국 정부에서 활동한 전직 관료들이 나와 광주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한 명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한국 과장이었던 로버트 리치씨와 역시 80년 당시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무관으로 일한 제임스 영씨입니다.  

* 로버트 리치 / 1980년 미 국무부 한국과장 (지난 2020년 12월, 존스홉킨스대학원 유튜브 영상)
"계엄군이 광주를 재점령했을 때, 그 소식을 서울로부터 들었습니다."

5.18 당시 미국에서 근무한 관료들의 증언을 직접 듣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해 인터뷰를 추진하던 광주MBC 취재진은 취재를 준비하던 중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가운데 로버트 리치 한국과장이 1979년부터 한국의 격변의 정치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 범정부 차원의 오간 기밀 문서인 '체로키 파일'에 나온 이름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워싱턴과 서울을 오간 1980년 5월 25일자 '체로키' 파일입니다. 

문서 곳곳에서 E/A K, 즉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한국 과장을 뜻하는 직책과 '로버트 리치'라는 이름이 눈에 띕니다. 

취재진은 곧장 리치씨가 살고 있는 미국 버지니아로 향했습니다. 

어느덧 올해로 93살이 된 리치 씨는 자신이 작성한 체로키 파일을 보고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체로키 파일의 실제 작성자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해줬습니다.

* 로버트 리치 1980년 당시 미국 국무부 한국 과장 
"제가 맡은 한국과에서 나온 케이블(체로키 전문)이 아마도 국무부에서 나온 케이블(체로키 전문)의 90% 정도를 차지했을 겁니다."  

리치는 지난 1977년부터 5년 동안 미국 행정부의 심장인 국무부에서 12.12 군사반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두환의 대통령 당선까지 한국의 굵직한 현대사를 모두 지켜봐온 인물입니다.

아흔이 넘은 나이지만, 전두환을 처음 알게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할 정도로 정정합니다. 

* 로버트 리치 1980년 당시 미국 국무부 한국 과장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언제 처음 알게 됐고, 그가 실권을 장악했다는 사실을 언제부터 깨달았습니까?) "워싱턴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암살 직후, (전두환을) 알게 됐습니다. 주한미대사관의 전문에서 동시에 알게 됐습니다."

특히, 국무부 한국 과장으로서  미국 국방 정보 기관과 협력하며 신군부의 행적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던 인물이라고 평가됩니다. 

* 전갑생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다양한 어떤 정보 기관들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할 때 참석해서 협의체에 직접 참여하는 그룹들 중에서 보면 대개 과장 그룹들이 의외로 많았다라는 거예요. 국무부 내에서는 한국에 관련한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비밀 전문 체로키 파일 작성자 로버트 리치, 그의 진술이 44년 전의 비밀을 밝혀낼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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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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