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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시, 체로키파일을 열다] 7편- 5.18 진상조사위가 만났어야 했지만...

임지은 기자 입력 2024-05-19 17:43:43 수정 2024-05-19 17:43:43 조회수 110

(앵커)
5.18 판도라의 상자로 여겨지는
미국 국무부의 비밀 전문, 체로키 파일의 실제 작성자를 찾아내 그의 증언을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인물들을 만나서 조사하는 일들을 5.18 진상조사위원회는 할 수 없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5.18 조사위는 4년 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80년 5월 체로키 파일의 실제 작성자인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의 한국 담당 로버트 리치 씨의 나이는 올해 93살입니다.

한국에서 보고되는 광주의 상황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미국 정부의 핵심 관료였습니다.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은 지 이틀 만에 미 백악관에서 열린 정책회의에 참석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44년 전 미국에서 있었지만 아직까지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광주학살의 최대 난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발포명령자가 누구인지를 묻자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인지 항쟁 마지막 날 있었던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 27일을 말하는지를 되묻습니다.

* 로버트 리치 / 1980년 당시 미 국무부 한국과장 
(누가 발포 명령자인지 알고 있습니까?) "처음(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입니까, 아니면 나중(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 당시 집단발포)입니까?" 

5.18의 비밀을 품고 있는 인물이지만 리치 씨는 지금껏 한국의 어느 누구도 5.18과 관련해 자신을 찾아온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광주의 진실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5.18 진상조사위원회는 이 인물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딱히 얻을 정보가 없을 것 같다고 단정 지으며, 접촉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굳이 별도의 조사 없이도 문서를 통해 추가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최용주 / 5.18조사위 1과장 
"이미 이제 그 사람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저희들이 크게 많지 않다고 이렇게 판단을 했어요."

광주MBC가 지난 2017년 다큐멘터리 '그의 이름은'을 통해 첫 번째 정책회의의 존재와 당시 회의 내용을 알렸지만 5.18 진조위 차원의 추가 조사와 자료 확보 활동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5.18 당시 미국 국방정보국 소속으로 한국군과 북한군의 동향 정보를 수집하던 제임스 영씨도 광주로서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 제임스 영 / 1980년 당시 미 국방정보국 요원 
"광주에 있는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던 (군인) 동료가 있었습니다. 그 동료는 나에게 몇 가지 더 많은 정보를 줬습니다. 그리고 나는 곧장 대사관으로 돌아가서 (광주 상황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그만큼 핵심 인물이지만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인물을 접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4년간의 활동을 마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조사를 충분히 한 결과 발포 명령과 관련해 '진상불능' 이라며 종합 보고서를 발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정다은 / 광주시의회 5.18 특위 위원장 
"우리 이제 미국 개입 여부는 모르는 거야, 영영 이제 미제로 남는 거야?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직권조사 과제 목록에도 오르지 못한 과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 건가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이미 지났죠."

미국의 내셔널 아카이브에선 국가의 중요한 역사 기록물들을 꾸준히 보관하고 정리하고 있는데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광주 5.18에 대한 미국 기록물들도 여전히 무궁무진합니다. 우리가 진상규명을 여기서 멈춰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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