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월에 축제를 연다는 것"
그동안 광주에서는 금기였습니다.
수많은 광주시민들이 희생된 자리에서
즐겁게 떠들고 마시는 것이
과연 괜찮은 것인가의 논란 때문이었는데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지역민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김영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선대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운 학생과 시민들.
운동장 한 켠 주점에서 대학생들은 술을 마시고,
시민들은 유명 가수의 공연을 즐깁니다.
유명 아이돌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광주시내가 들썩였습니다.
* 남채원 / 조선대학교 3학년
"지역민들이 다같이 참여한 걸로 봐서는
모두가 축제를 잘 즐기는 것 같아서..."
흔한 대학축제의 풍경이지만
조선대로서는 이례적입니다.
다른 지역 대학들이 계절의 여왕인 5월에
대학축제를 여는 반면, 조선대 총학생회는
5.18민주화운동 기간에는 추모의 의미로
축제를 열지 않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간의 관례를 깨고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5월에
축제를 진행했습니다.
더구나 5월 27일은 44년 전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이 진압된 날이었습니다.
관례를 깬 '축제 논란'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 한찬진 / 조선대학교 학생
"5.18추모하는 분위기도 가지면서
축제를 진행해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조선대학교 학생(모자이크/음성변조)
"만약 즐겁게 노는게 어떻게 보면 (5.18) 기억을
하지 못하고 마음을 아파하지 않은 것 같아서.."
변화된 분위기는 광주시가 해마다 주최하는
'광주시민의 날'에서도 감지됩니다.
5.18 당시 전남도청 집단발포 직후
시민들이 계엄군을 몰아낸 날인
1980년 5월 21일을 기념해 열린 '시민의 날'은
금남로 5.18 광장에서 다소 엄숙하게 진행돼왔지만
올해는 상무지구 시청사 일대에서
물놀이장까지 설치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밝은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 방준우 방재원 정가희 방소윤 / 광주 일곡동
"광주에 대해서, 광주시민의 날에 대해서
(알게 되서) 유익하게 알차게 보냈던 시간 같습니다."
물론 오월 영령 추모행사가 빠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 강기정 광주시장 /(지난 25일)
"이제 80년 5.18 44년이 흐른 지금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고 우리의 모든 사람을 위해서
이제 우리 광주가 되돌려줘야 합니다."
광주에서 5월의 축제는 그동안 금기였고
지금도 5월단체들은 이같은 변화를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 이기홍 / 광주시 대인동
"(축제를)자제하는 것도 좋죠.
5.18의 뜻을 이어가야 되지 않겠냐..."
하지만 5.18 44년이 지난 이제는
그리고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 김순 / 5.18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
"5월 이라고 해서 꼭 엄숙하고 전부 다 추모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 것들이 아니라 각계의 시민들의
그 다음에 학생들의 청년들의 그런 요구에 맞춰서
5.18행사도 좀 다변화되고 다양화 될 필요성은 있어 보이고..."
광주정신을 잊지 않으면서도
보다 많은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오월에 대한 소통이 필요한 '때'가 됐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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