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대구와 경북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통합 지자체의 명칭, 그리고 통합 청사의 위치를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립니다.
통합 효과의 핵심으로 중앙정부 권한의 이양이 꼽히는데
중앙에서 넘겨받게 될 권한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갈등의 뇌관입니다.
대구문화방송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명칭과 역할 등에서 대구 중심의 통합을 분명히 했습니다.
* 홍준표 대구시장 2024년 5월 17일 (출처 TV홍카콜라)
"대구, 경북을 통합해서 대구광역시로 하고 그리고 안동에는 북부청사를 두고
포항에는 남부청사를 둬가지고 500만 인구를 가진 광역시로 하나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
홍 시장이 주장한 대구 중심 명칭에 대해
이철우 지사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 6월 11일 경북도의회
"대구·경북 통합하는데 명칭을 또 어떻게 할 것이냐?
대구광역시, 대구직할시로 한다 해서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했는데...
제가 바로 '그것은 말이 안 되는 거다. 큰집이 여기 우리인데 왜 대구로 하느냐?'"
명칭뿐 아니라 통합 청사와 기능 역시 대구로 쏠릴 것이라는 우려가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에 대해서도 얼마만큼의 중앙 권력을 넘겨받느냐 못지않게,
어느 지역에 권한과 기능을 둘 것인지도 서로 생각이 다릅니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 6월 11일 경북도의회
"더 문제는 사무실(청사) 위치를 걱정을 합니다, 사실은.
저는 더 큰 지방자치 권한을 가지고 오면 현재 양 시·도에 있는
사무실 그대로 운영하고 더 추가로 되는 것은 아무래도 균형 발전이
필요한 북부지방으로 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여론조사에서도
통합 청사 위치를 두고 주민 의견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대구시민은 대구 달서구 신청사와 경북 도청사
2청사 체제 선호도가 55.4%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경북도민은 2개 청사 선호도가
대구시민보다 18%P 낮은 37.4%에 그쳤고,
경북 안동에 통합청사 둬야 한다는 의견이 32.5%로
2개 청사 선호도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공론화위원회는 행정통합 백서에서 경북도민의 경우
대구와 경북 2개의 청사를 두더라도
대구 중심의 행정통합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명칭이나 통합 청사 위치가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갈등이 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 하혜수 전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
"낙후 지역에 대한 집중 투자 약속이라든지 균형 발전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담보돼야만이 주민 동의 과정이 좀 수월해져요.
대구는 반대가 좀 많았던 게 그겁니다. 대구에서 걷힌 세수가
지나치게 경북으로 나갈 수 있다 유출될 수 있다는 게 우려 사항이었습니다."
대구와 경북을 합치게 되면 단일 지자체 가운데 가장 넓고,
서울의 33배, 경기도의 2배로 커집니다.
통합 청사는 어디에 둘 것인지, 중앙으로부터 넘겨받고자 하는
새로운 행정 권한과 기능은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지역 간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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