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불길이 시작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우리 일상에서도 리튬 배터리를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전동 킥보드, 전동 바이크와 같은
개인형 이동 장치가 대표적이죠.
곧 여름철 폭우와 폭염이 다가오고 있는데,
길가 곳곳에 방치된 개인형 이동 장치들은 과연 안전한 걸까요?
임지은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장 한쪽에 쌓여있는 리튬 배터리가
펑 하고 터지더니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직원들이 불을 꺼보려 했지만 2차, 3차로
이어지는 추가 폭발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 임재훈 인근 공장 직원 (지난달 24일 MBC뉴스데스크)
"연기만 올라오다가 처음에는 나중에는 이제 막 뻥뻥 터지면서 박격포 떨어지는 소리 나면서…"
리튬 배터리는 열, 충전, 충격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화재가 쉽게 발생할 수 있어
'잠재적 폭탄'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다는 장점으로 휴대전화 노트북, 전동 킥보드 등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이렇게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전동 바이크와 전동킥보드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곧 무더위와 장대비가 이어질 예정인데,
폭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한번 따져봤습니다."
리튬 배터리가 고온의 복사열에
노출됐다고 가정한 실험 영상입니다.
내부 온도가 160도까지 올라가자
배터리가 팽창하기 시작하더니,
불꽃이 튀면서 폭발합니다.
이처럼 직사광선을 오랜 시간 내리쬐게 되면
전지를 보호해주는 분리막이 녹을 수 있는데,
이 때 에너지 방출이 급격하게 일어나
폭발이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과충전, 과방전을 막아줄 보호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해도,
자체적인 내부 발열이기 때문에 소용이 없습니다.
* 김시국 호서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완충전된 제품 같은 경우들은 그만큼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아스팔트 같은 강한 복사열을 내뿜는 이런 환경에 노출되게 되면
어쨌든 그 열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받지 않습니까?
분리막이 녹는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배터리가 화재 폭발이나 위험성이 높게 될 거고."
고온에 취약한 리튬은 장마철에도 위험합니다.
우선, 리튬을 공기 밖으로 꺼내봤습니다.
단 3초도 지나지 않아, 가장자리가 검게 그을리는 산화 반응이 일어납니다.
폭발이나 충격 등으로 외관이 파손돼
틈 사이로 습한 공기나 빗물이 침투하게 되면,
이렇게 흰 뿌연 연기가 나오면서
불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질 수 있습니다.
* 김형진 광주과학기술원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충격이 많았거나 혹은 그런 경우에는 수분이 침투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거죠.
길가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전동 킥보드 같은 것들은 전동 킥보드 업체에서
특히 여름철에 호우가 많이 쏟아지게 되면 이런 것들을 미리 방지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동킥보드 화재는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6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전동킥보드 화재는 모두 190건,
겨울철보다 2배 이상은 많습니다.
* 김상륜 광주과학기술원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유저들은(사용자들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이를 지키지 않고
사용해서는 안 되는 환경에서 사용을 한다든지 열화가 일어난 상태에서
말씀드렸듯이 주위에 물이 많아진다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고온과 물에 취약한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개인형 이동 장치,
장마와 폭염에 모두 취약한 배터리를
품에 안은 장치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셈입니다.
위험성이 확인된만큼 지금이라도
열과 물에 노출된 채 방치돼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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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