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이 남긴 메모장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죠.
'공부하기', '남 이야기 함부로 하지 않기'등의
인생계획을 설계했던 꿈많은 이는
올해 순천의 한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 청년이었습니다.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어젯밤(9일)
작은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기자)
남 이야기 함부로 하지 않기.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들이기.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홀로 작업 중 숨진
19살 청년 노동자의 수첩입니다.
영정 앞에는 청년이
좋아했던 과자가 놓였습니다.
순천의 한 특성화고등학교를
올해 졸업했는데, 추억을 떠올린
교사들이 직접 올려둔 겁니다.
이 청년은 지난달 중순 작동이 멈춘
기계를 점검하려 설비실에
혼자 들어갔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과 사측 전주페이퍼는
사망 원인 등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고
지난 8일 합의에 이르면서
3주 만에 장례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순천의료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청년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한
작은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전주로 찾아가면 혹시 가족에게 누가 될까,
고민했던 음악교사는 관악부로
인연을 맺은 제자와의 기억을 담담히 꺼냈습니다.
후배들을 그를 위한 음악
를 연주했습니다.
* 곽학래 / 고등학교 교사
"왜 세상에는 그렇게 착하고 예쁘고
아름답고 선한 이런 애들을 먼저 (데려가는지.)"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계 100여 명이
빈소를 지켰고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안주희 / 유치원 교사
"출근길이 자신의 안전과 목숨과 걱정하는 맞바꾸는 길이 될 수 있는
이런 노동자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지난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812명.
이 가운데 18세에서 34세
청년 60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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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일반사회 및 사건사고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