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10년 2편, "애써 정착했는데, 다시 떠난다"

주현정 기자 입력 2024-07-10 17:43:28 수정 2024-07-11 18:21:26 조회수 188

(앵커)
콩나무 시루같은 교실. 

요즘처럼 학령인구가 귀한 시대에 웬말이냐 하겠지만,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학부모들은
이 콩나물시루같은 교실에서 자녀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애써 정착했던 혁신도시를 떠나고 있습니다.

주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하교 시간이 되자 교문 앞이 아이들과 학부모들로 북적입니다.

노란색 학원 승합차도 줄줄이 섰습니다.

나주혁신도시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이른바 '과대 학교'입니다.

61개 학급, 1400여명이 다니고 있는데, 
나주시내 24개 전체 초등학교 학생의 5명 중 1명이 이 학교에 다니는 겁니다. 

* 윤소진 / 나주 빛가람동 
"아이들이 많아서 교실이 '콩나물 시루'인데, 학교수를 늘려줘야지 맞는건데, 
학급수만 늘어나니까. 공부하는 여건이 더 안좋아지고.."

조성 초기 초·중·고 1곳씩이던 혁신도시 내 학교는 9곳으로 늘었지만, 
대부분 과밀 상태입니다.

나주시 52개교 전체 학생수의 절반이 혁신도시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혁신도시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이의진씨는 
기관 이전과 함께 8년 전 정착했던 나주를 떠날 예정입니다.

학생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자녀 교육의 질은 하락하고 있고,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려도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 이의진(음성변조) / 나주 빛가람동 학부모
"특성화 중학교, 이런게 있잖아요? 전 절대 나갈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의 혁신도시는) 그런 특성화, 미래를 그려보지 못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가려고 하는 부분도 있죠. "

공기업 노조는 교육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 
혁신도시 확장성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 이을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기관 노조협의회 의장
"교육적인 문제가 너무 일이 진척이 안 되다 보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일단 (대도시로) 가야되는거 아니냐'라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학교 신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재 양성 중심지에 더해 지역 발전까지 많은 기대 속에 조성됐는데, 
'너무 안일한 결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재태 전남도의원 
"(학급 증설이 아니라) 근본적인 학교 신설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특히 학부모님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사립학교를 유치하는 부분이 가장 시급한 현안 과제가 아닐까."

혁신도시 교육여건 개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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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
주현정 doit85@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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