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아들 죽었는데 깜깜무소식.. "이유라도 알고 싶어요"

이초원 기자 입력 2024-07-17 15:09:26 수정 2024-07-17 19:30:52 조회수 100

(앵커) 
지난해 오송 참사가 일어나기 3시간 전
9km가 떨어진 곳에서는 
도로 옆 사면이 무너져
출근 중이던 20대 청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9개월 만에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혐의로 
공무원 6명을 검찰로 넘겼는데, 
이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지난 1년, 유가족들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MBC충북 이초원 기자입니다. 

(기자)
납골당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20대 청년.

지난해 출근길에 도로 경사면이 무너지면서
승용차를 덮쳐 숨진 28살 심 모 씨입니다.

1주기를 맞아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가족들은 사진 속 고인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 故심OO 아버지
"그냥 심장이 멎어. 심장마비가 올 것 같아."

심 씨는 소방 분야에서 일하던 아버지 뒤를
잇겠다며, 고향인 부산을 떠나 청주에 있는
대기업 안전점검팀에 입사했습니다.

사고 당일 휴대 전화에
'집에 전화 하기'가 할 일로 담겨 있을 만큼 
자상하고 성실했던 아들.

아버지에게는 집안의 자랑이었습니다.

* 故심OO 아버지
"장원 급제했다 해야 되나 그냥 항상 뿌듯해. 뿌듯하고 늘 보면은. 
매번 오면 이제 내 티라도 하나 못 사줘갖고 뭐라도 자꾸 사주고 싶어 하고.."

경찰이 9개월간 수사를 벌인 결과,
사고의 원인은 부실한 시설 관리였습니다.

매년 2번 이상 정기점검을 받아야 하는
2종 시설물이었지만
2016년 준공 이후 단 한 번의
점검도 받지 않았습니다.

청주시는 준공 이후 시설물 관리 대상에 
등록하지 않았고,

관리 주체였던 보은국토관리사무소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거나 
시설물을 점검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지난 4월 청주시 공무원 3명과
보은국토관리사무소 직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아직 기소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쟁점이 많아 경찰 수사도
9개월이나 걸렸다" 면서
"최선을 다해서 수사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족들은 지난 1년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故심OO 형
"원인 규명과 사과. 받고 싶습니다. 좀 끝내고 싶어요. 
그만하고 싶어요. 진짜요."

가족들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아들의 죽음 이후 아버지는
삶의 목표를 잃었고,
출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故심OO 아버지
"어쩔 땐 밤에도 진짜 심장이 막 갑자기 탁하면 
막 심장이 멎어버릴 것 같아요. 
차라리 멎어버렸으면 어찌 보면 편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막 계속 아파요. 가슴이."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어머니는 오늘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아들 앞에서 약속했습니다.

* 故심OO 어머니
"엄마 이제 안 울 거야. (아들) 보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고 있을게. 
고마워. 엄마 또 올게."

MBC뉴스 이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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