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흘 전 시간당 100㎜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진도에서는
나흘째 복구작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예보된 비에
수해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6일 한 시간 만에 최대 103.5㎜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집중됐던 진도군.
30가구가 물에 잠겼던 진도 임회면의
한 시골마을에 다시 가봤습니다.
사흘 전 폭우로 나무로 된 천장이 갈라지면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습니다.
80대 노인이 잡동사니가 뒤섞인 집에서
제 키만 한 물건을 들어 옮기고
빗자루로 바닥을 연신 쓸어냅니다.
같은 피해를 입은 아들 집까지 오가며
흙 범벅이 된 그릇을 설거지해보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 김휘자/진도군 임회면(수해 주민)
"다 했어. 어저께 하루 종일. 다 씻었지. 다 이렇게 치우고. 아이고."
이웃집에 홀로 사는 어르신도
허리까지 들어찬 물에 홀딱 젖은
장판을 걷어 말리고,
못 쓰게 된 벽지를 뜯어냈습니다.
벽에 칠한 페인트가
습기에 온통 들뜨고 바스러지면서
집안 전체를 도배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경입니다.
* 설조자/진도군 임회면(수해 주민)
"웬만한 것은 다 버리고. 침대 같은 것은 뒤에 못 치우고 있어.
많이 말렸는데 말렸어도 어찌 정리를 해야 할 것인데.."
마을 주민 2백여 명 대부분이
60대에서 80대 고령층인 시골 마을.
나이가 들면서 이곳저곳 아픈 터라
다시 또 큰 비가 내리면, 안전하게
몸을 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 강갑자/진도군 임회면(수해 주민)
"걸음을 잘 못 걸어요. 작대기 짚고 저기로 간 거예요.
나오라고 막 방송하고 119에서. 걱정이죠. 걱정이 많이 되죠. 비 오면.."
지난 15일부터 나흘 동안 전남 지역에서
주택 294채가 잠겨 85명이 대피한 가운데
20여 명은 아직 마을회관 등에 남아 있습니다.
* 홍연자/진도군 의신면(수해 주민)
"방이고 바깥이고 아무것도 없어. 쓰레기도. 어제 다 쓸어갔어.
(비가) 온다고 했다고 합디다. 주말에도. 집이 내려앉아버릴까 봐 그게 걱정되지."
주말에 또 장맛비가 예보된 만큼
수해가 남긴 상처가 더 벌어질까 봐
이재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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