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들이 구청장에게 보낸 편지.."물 아끼게 해주세요"

천홍희 기자 입력 2024-07-22 16:56:17 수정 2024-07-22 18:52:46 조회수 103

(앵커)
광주의 한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빗물을 모아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더이상 추진이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유치원생들이 쓴 편지가 
힘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치원 텃밭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수조 앞에 놓인 물뿌리개에 
물을 가득 담습니다.

토마토와 깻잎 등 
직접 키우는 채소에 
물을 줍니다.

옹기종기 모여 
물을 주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합니다.

* 정영록 / 화운유치원 정다운 1반
"고추랑 방울토마토요, 좋아요."

아이들이 물을 받은 수조는
'빗물 저금통'입니다.

옥상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정화해
모아주는 장치입니다.

유치원 화단에는
보시는 것처럼
고추와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들이
심어져 있는데요

모두 아이들이
이 빗물 저금통에서 받은 물로
직접 키운 채소들입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페트병에 빗물을 모아
텃밭을 가꿔왔습니다.

조금이라도 물을 아끼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페트병이 작다 보니 한계가 있었고,

아이들은 빗물을 모을 수 있는 
빗물 저금통을 만들어달라며 
서구청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상추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빗물을 아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겁니다.

아쉽게도 빗물 저금통 설치 사업은
올해 지원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 김서은 / 화운유치원 정다운 1반
"우리가 물을 많이 쓰니까 지구가 아파하니까 
빗물을 모아서 쓸려고요."

아이들의 편지를 받은 서구는
예산을 재배정했고,

400만 원을 들여 
이번 달 초 빗물 저금통을 설치했습니다.

* 김이강 / 광주 서구청장
"그 편지를 받고 아 진짜 이렇게 빗물을 모아놓으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아이들은 감사 표시로 
서구청장에게 가지와 고추 등 
직접 기른 채소를 전달했습니다.

광주 서구는 
아이들 환경 교육을 위해 
빗물 저금통 지원 사업 신청을
추가로 받겠다며

내년에는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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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홍희
천홍희 chh@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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