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의 한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빗물을 모아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더이상 추진이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유치원생들이 쓴 편지가
힘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치원 텃밭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수조 앞에 놓인 물뿌리개에
물을 가득 담습니다.
토마토와 깻잎 등
직접 키우는 채소에
물을 줍니다.
옹기종기 모여
물을 주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합니다.
* 정영록 / 화운유치원 정다운 1반
"고추랑 방울토마토요, 좋아요."
아이들이 물을 받은 수조는
'빗물 저금통'입니다.
옥상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정화해
모아주는 장치입니다.
유치원 화단에는
보시는 것처럼
고추와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들이
심어져 있는데요
모두 아이들이
이 빗물 저금통에서 받은 물로
직접 키운 채소들입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페트병에 빗물을 모아
텃밭을 가꿔왔습니다.
조금이라도 물을 아끼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페트병이 작다 보니 한계가 있었고,
아이들은 빗물을 모을 수 있는
빗물 저금통을 만들어달라며
서구청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상추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빗물을 아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겁니다.
아쉽게도 빗물 저금통 설치 사업은
올해 지원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 김서은 / 화운유치원 정다운 1반
"우리가 물을 많이 쓰니까 지구가 아파하니까
빗물을 모아서 쓸려고요."
아이들의 편지를 받은 서구는
예산을 재배정했고,
400만 원을 들여
이번 달 초 빗물 저금통을 설치했습니다.
* 김이강 / 광주 서구청장
"그 편지를 받고 아 진짜 이렇게 빗물을 모아놓으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아이들은 감사 표시로
서구청장에게 가지와 고추 등
직접 기른 채소를 전달했습니다.
광주 서구는
아이들 환경 교육을 위해
빗물 저금통 지원 사업 신청을
추가로 받겠다며
내년에는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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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