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금부터..자신감 주는 청춘학교

이재원 기자 입력 2024-07-23 16:09:33 수정 2024-07-23 18:08:21 조회수 61

(앵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과 얘기하다보면
배우지 못한 설움보다 
큰 설움은 없다는 말을 종종 듣곤한데요.

배우지 못해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다는 
하소연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설움을 떨쳐내기 위해 
삼복더위도 잊은채 
비지땀을 흘리시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이재원 기잡니다. 

(기자)
혈액형 수업이 한창인 중학교 3학년 과학 시간.

선생님의 설명에 맞춰 
대답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남다릅니다.

(선생님)"어떤어떤 종류의 혈액형이 나온가를 알려면 몇명을 낳아보면 안다고?"
(학생들)"스무명...."

모두 배움에 목말랐던 어르신들입니다.

* 전창금(73세)/광주 청춘학교 중학교 3학년 과정
"여기오니까 너무너무 재밌고, 선생님들도 다 좋고..이렇게 좋네요.."

가난해서 못배우고, 몰라서 못배웠던 
지난 세월.

교복을 입은 또래 친구들이 한없이 부러웠던 
어르신들은 학교를 포기한 채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배움과 멀어진 인생의 길이 쉽지 많은 않았습니다.

부족한 학력에 자신감은 줄어들었고, 
줄어든 자신감 만큼 
배움에 대한 갈망은 커졌습니다.

* 강봉순(78세)/광주 청춘학교 중학교 3학년 과정
"솜씨가 있어서 뭘 하고 싶은데도 학원을 못갔어요. 
공부를(배우질) 못해놔서 이렇게 자로 재고해야 되는데..그걸 못하니까..
그렇게 한이 맺혔어요..이야기 할려니까 눈물이 다 나오네"

중학교 졸업장이 수여되는 
광주 청춘학교에서 
비지땀을 흘리시는 어르신은 모두 50여명.

학교에 다니면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게됐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겨났습니다.

* 류기순(73세)/광주 청춘학교 중학교 3학년 과정 
"배우기 시작하니까 그렇게 즐겁고, 모르는 거 하나하나 배울때 당당해지고 
내 자신이 떳떳하고 자신감이 생겨..무엇보다도 안다는게"

자신들의 삶을 포기한 채 
누군가를 위한 희생만 강요당했던 어르신들.

진정한 자아를 찾아 새로운 항해에 나서는 
멋진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지금부터~""

MBC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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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이재원 leejw@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교육 담당

전 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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