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에 장마까지 겹치며 습해진 날씨 탓에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주민들이
곰팡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시공사의 관리 부실을 호소하며
전면 재시공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곰팡이를 닦아주겠다'였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선명한 주황빛의 곰팡이가
바닥에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습기가 가득한 벽의 검은 곰팡이부터
하얀색과 초록색, 갈색까지 형형색색입니다.
바닥은 물론 벽지 틈새까지
곰팡이가 까맣게 피었습니다.
이 곳은 무안군 오룡2지구의 한 신축 아파트.
3년여 간의 공사가 끝난 뒤
이달 초 아파트 내부를 둘러본 입주자들은
곰팡이들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건강과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입주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 00 신축 아파트 입주민
"곰팡이도 색깔 별로 알록달록하고
그때 제가 이 집에서 이걸 봤는데 안심하고 잘 수 있나
그 걱정부터 되더라고요.."
* 00 신축 아파트 입주민
"곰팡이 균이 또 사람 몸에 옮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은 지금 보이는 부분 뿐만 아니고
마루를 뒤집어 본다거나 벽지를 뒤집어 보면
더 심각한 상황일 수 있는데.."
이 집에는 곰팡이가 피었다는 하자 스티커가
100개 이상 붙어있습니다.
시공사 측은
신축 아파트에 곰팡이가 자란 이유에 대해
폭염에 장마까지 겹친
고온다습한 날씨가 원인이라며
바닥 난방과 살균, 세정 등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곰팡이를 제거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입주민들은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이미 마루와 벽지 속까지 곰팡이들이
가득 퍼져있는 것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곰팡이를 닦아내기만 하는 식의
겉치레식 조치는 근본적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는 겁니다.
무안군 역시 지난달 준공승인 당시에는
곰팡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후관리에 대한 점검 이외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 무안군청 관계자
"(준공승인 당시엔)없었습니다, 없었고
준공하고 나서 문 닫아놓으니까..
그런데 이제 재시공 문제는 저희가 끼어들
사안이 아니라.."
대형 건설사가 지은 새 아파트에서
가득 핀 곰팡이부터 마주하게 된 주민들.
올해 들어서만
무안 오룡지구의 신축 아파트 3곳에서
잇따라 하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시공사와 무안군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 최성태/00신축아파트 입주민
"대형 건설사들 말하는 건 다 똑같을 거예요.
시공을 못해주겠다..아니면 원론적인 입장만
대변을 할 건데 저희 입주민들은 단합하여
재시공을 꼭 이뤄내겠습니다."
MBC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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