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한걸음더]"이미 지원 받으니까"..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제외 논란

천홍희 기자 입력 2024-08-08 17:43:51 수정 2024-08-08 21:15:21 조회수 245

(앵커)
요즘 같은 날씨에 수레에 폐지를 싣고
다니는 노인들을 보면 어떻게 이 더위에
일을 하실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요.

광주시가 이런 노인들을 돕는다며 
폐지를 줍는 대신 실내에서 일하게 하는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입니다.

그런데 정작 기초생활수급자인 폐지 줍는
노인들을 사업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입니다.

어떤 사연인지 천홍희 기자가 현장에 들어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모였습니다.

바깥에서 일하는 대신 실내에서 
캔과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분류합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폭염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2번, 
하루 2시간 일하고 20만 원을 받습니다.

* 장순임 / 광주 광산구 도산동 
"지금 같은 때는 (오후) 5시 돼서 나가도 더워. 멱을 감어, 재킷까지."

폭염에 쓰러지는 노인들을 보호하겠다는 대책이지만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폭염에 폐지 줍는 노인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와 다르게 
광주시는 다른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국가에서 현금을 지원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나 
다른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에게는 
이중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다보니 
수혜 대상은 크게 줄 수밖에 없습니다.

광주에서
폐지 줍는 노인은 607명.

이 중 400명에 가까운 노인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이러다 보니 폐지를 줍는 노인들은 
불만입니다.

뙤약볕에 노출돼 있는 것은 똑같은데
폭염을 피할 수 있는 대책에
왜 자신들은 빠져야 하냐는 겁니다.

* 최모씨 / 광주 광산구 도산동 
"(지원이) 왜 안된대요, 했더니 수급자들은 안된대요라고 
그래서 알았어요 그러고 와버렸어요."

광주시는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한 이같은 정책은 
전국 최초라고 자부하면서도 
기초생활수급자 제외 논란에 대해서는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 기성철 / 광주시 자원재활용팀장
"생계급여 수급자는 국가로부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급여를 받고 있고요. 
지금 시 재정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르신들 지금 지원을.."

광주에서 폐지를 줍는 600여 명의 노인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제외한 사업 지원 대상자는 215명.

그중에서도 실제로 실내 작업에 참여하는 
노인은 37%인 79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나머지 520여 명의 노인들은 여전히
뙤약볕에 나와 오늘도 폐지를 주우러 다니고 있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폐지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제외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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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홍희
천홍희 chh@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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