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범람 4년...구례 서시교 철거 논란

천홍희 기자 입력 2024-08-09 17:32:13 수정 2024-08-09 19:28:37 조회수 321

(앵커)
4년 전 구례에서는 섬진강 범람으로
구례읍이 온통 물에 잠기는 물난리가 났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수해 대책의 일환으로 
구례의 서시교를 철거하려고 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여기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홍수대책으로 필요하다는 정부와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주민들의 주장을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20년 8월 집중호우로
섬진강 물이 
구례 서시천 쪽으로 역류하면서
유례없는 물난리가 났습니다.

이재민 1천여 명이 발생했고
재산피해는 1천800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기록적인 강우가 내리기도 했지만
수자원공사가 많은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섬진강댐에 물을 방류하지 않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비에 엄청난 물을 방류하면서
생긴 피해였습니다.

이 재난의 원인을 밝히고 대책 마련을 위해 
주민들은 기나긴 싸움을 벌여왔습니다.

홍수 피해 재발을 막겠다며
정부가 철거를 추진하는
구례 서시천의 다리입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기존 다리인
서시교를 철거하고 다리 높이를 올려 새롭게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리가 높아지면 홍수 피해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 김선제 /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교통안전팀장
"전라남도에서 고시한 서시천 하천기본계획에 따라서 
최대 홍수위에 여유고 2M를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그 계획에 맞춰서 저희는 교량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계획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구례 주민들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서시교 철거 계획을 모두 반대하며 
이 서시교를 그대로 둘 것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가는 다리인데, 
차량으로 통행하기 어려운데다 
다리를 철거하면 멀리 돌아가야 
하는 현실적인 불편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 김봉용 / 서시교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구례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우리 군민들에게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에요. 구례 심장입니다."

4년 전 물난리는 수자원공사의 갑작스러운
방류로 인한 것인데 정부가 엉뚱한 대책을
들고나왔다며 벌써 한 달째 다리 철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 김창승/서시교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다리를 아예 원천적으로 없앰으로써 
자기들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거 아니냐..
다리를 철거하라는 것은 주민들한테 
희생을 강요하라는 것 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구례군청과 구례군 의회는 주민들 의견에 따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새로운 대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토관리청은 실시설계용역이 끝나는 올해
10월 이후 예정대로 다리 철거와 새 다리 건설에 
나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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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홍희
천홍희 chh@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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