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볕더위 속, '도로가 곧 일터'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배달 노동자인데요.
온종일 뜨거운 도로 위를 오가지만
잠시 쉬어갈 곳도 마땅치 않은 현장의 실태를
부산문화방송 유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배달 주문이 밀려오는 점심 피크타임.
3년 차 라이더인 이상진 씨가
흐르는 땀을 닦으며 배달 일에 한창입니다.
"수고하세요."
곧바로 10여 분을 또 달려, 언덕길을 오르고
좁은 골목을 걷습니다.
이날 이곳, 최고 기온은 33.2도.
찌는 무더위에 헬멧까지 쓰다 보니
숨은 턱턱 막혀옵니다.
* 이상진/배달 노동자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아무리 어지럽고
힘들어도 그 시간에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배달 수요가 뜸한 시간대,
그나마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이동 노동자 전용 쉼터뿐입니다.
"이동노동자 쉼터입니다. 밤낮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새벽 6시까지 열려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부산에는 단 3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부산진구 서면을 시작으로,
2년 전, 사상구와 해운대에도 문을 열었는데,
올해 이용 실적만 4만 4천 건이나 됩니다.
* 김지홍/배달 노동자
"너무 힘들고 할 때마다 이렇게 쉼터에 와서 쉬고 있어요."
하지만, 다음 달 설치 예정인 동래구를
포함해도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쉼터가 마련된 곳은 단 4곳.
서울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 정임연 / 부산시 노동권익팀장
"계속 늘어나는 휴게 공간 요구에 부응해서
간이쉼터를 앞으로도 추가로 설치를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공운수노조가 배달 노동자 8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폭염에
두통과 어지러움 등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배달 수요는 늘어나지만
폭염에 노출된 배달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대책은 부족해 보입니다.
MBC뉴스 유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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