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숨진 20대 노동자...한 시간 동안 방치' 의혹

김영창 기자 입력 2024-08-19 16:43:43 수정 2024-08-19 20:36:36 조회수 251

(앵커)
지난주 장성에서는 폭염 속에 
에어컨을 설치하던 20대 노동자가 
온열질환을 호소하다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유족은 사고 당시 
사측이 119에 신고를 하지 않는 등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기자)
대낮에 한 남성이 화단에서
땡볕을 그대로 맞으며 누워 있습니다.

지난 13일 장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 
화단에 누운 28살 양 모씨를 
동료 작업자들이 촬영한 것입니다.

오후 4시 40분쯤 양씨가 어지러움증과 
구토 등 온열질환을 호소하자 
동료들의 도움으로 화단에 누웠습니다.

그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직원들은 화단에 누워 있는 양씨를 촬영해 
"아들 상태가 이상하니 데려가라"는 
메시지와 함께 가족에게 사진을 보냈습니다.

이 때가 오후 5시 9분.

양씨가 화단에 누운 지 30분이 가까이 된
시간이었습니다.

연락을 받은 가족은 동료 직원들에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 신우정 / 고 양준혁 어머니
"사진을 찍어서 보낼 시간에 119에 신고만 했어도 
우리 아들을 그 고통속에 방치 하지만 않았어도 
우리 아들은 지금 살아 있을 겁니다."

직원들은 가족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119에 
신고했고 양씨가 화단에 누운지 
1시간 만인 오후 5시 40분이 넘어서야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지 
20분만에 숨졌습니다.

유족측은 온열질환이 발생했는데도 
즉시 구급차를 부르지 않는 등 
비상식적인 대응으로 방치하다 
사람이 죽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 박영민 / 노무사
"(회사측이) '무슨 정신질병이 있지 않았느냐'라고 
고인에게 책임을 전가 하는 것 같습니다. 
고인에 대해 채용 전 산업안전교육이나
이런 걸 전혀 받은 바가 없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양씨의 시신에 대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는 한편, 
업체측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학교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업체측은 
유족들의 주장에 대해 
현재 경찰과 노동청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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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창
김영창 seo@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불편한 진실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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