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목포 외달도 앞바다에서 공사 중인
교량 구조물에 어선이 충돌하면서
선장이 숨졌는데요.
유족과 어민들은 위험물을 알리는
불빛조차 없는 등 현장의 안전조치가 미흡해
예견된 사고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깊은 밤 교량 구조물에 배가 얹혀 있습니다.
해경은 조타실에 부상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 작업을 벌입니다.
사고가 난 건 지난 18일 새벽 2시 10쯤.
신안군 해상에서 조업을 마친 뒤
목포항으로 들어오던 1.6톤 급 어선이,
목포시 외달도와 달리도 사이 해역에서
공사 중이던 교량 구조물과 부딪힌 겁니다.
이 사고로 60대 선장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 이후 현장에 가봤습니다.
불빛이라곤 등부표에 달린 점멸등이 전부.
사실상 항로 안내용이라
교량 구조물과는 200m 가량 떨어져 있어
위험물 위치를 알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정작 사고 지점에는 경광등이 없어
야간 항해 시 충돌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특히 만조 때에는 30m 높이의 교량 구조물의
26m 가량까지 물이 차올라 야밤에는
사실상 거의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고 지점은 목포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2022년 사업비 150억 원을 투입해
발주한 보행연도교 개설공사 현장.
유족들은 발주처인 목포시의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한 사고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 사고 선장 유족
"밤에 하시는 분들한테는 조명이 너무 필수적인 건데
조명이 안 돼있다는 거가 일단 제일 문제잖아요.
그것만 아니었으면 저희 아빠가 사고가 날 일은 없으니까.."
어민들 역시 밤이나 새벽에는
공사 구조물이 보이지 않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됐다고 증언했습니다.
* 김성철/목포시 어민
"엄청 위험하죠. 거기가. 안개 한 번 꼈을 때.
거기서 멈춰서 한참 있다가 왔어요.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불이 하나도 없어요."
* 홍승열/목포시 어민
"기존에 다른 배들도 거기서 사고가 난 배들이 몇 척이 돼요.
(불 보인 건) 공사 시작할 때. 그런데 그 뒤로 저 불이 안 보인 지가 오래됐어요."
지난 3년여 동안 서해에서
교량이나 공사 중 구조물 등에 충돌해
발생한 선박 사고는 모두 33건으로,
6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해경은 목포시와 현장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조치 소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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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경찰, 소방, 해경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