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근거 없는 딥페이크 사적 제재 확산.. 또 다른 범죄로 이어져

이초원 기자 입력 2024-09-04 14:27:35 수정 2024-09-04 21:32:22 조회수 167

(앵커)
합성사진음란물 
이른바 '딥페이크' 공포가 확산되면서, 
근거 없이 가해자를 지목해 신상을 공개하는
사적 제재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엉뚱하게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을
나체와 합성한 또 다른 범죄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MBC충북 이초원 기자입니다. 

(기자)
SNS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물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입니다.

학교와 학년, 이름은 물론이고
얼굴 사진에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공개된 상태입니다.

이른바 사적 제재입니다.

이 학생은 딥페이크와 전혀 관련 없는데
왜 가해자로 지목되었는지 모르겠다며

신상을 공개한 사용자들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입니다.

* 남학생A 어머니(지난달 27일, 음성변조)
"얘 핸드폰을 갖고 가서 얘를 조사를 차라리 했으면 좋겠다. 
조사를 해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거를 밝혀서 
얘가 죄가 없음을 증명하고 싶은데..."

그런데 이번에는 누군가 이 학생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해
SNS로 퍼뜨렸습니다.

'너도 똑같이 당해보라'는 겁니다.

이 계정 사용자는
가해자로 지목한 근거가 있다고 했는데,
취재진이 근거를 묻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남학생A (음성변조)
"갑자기 이렇게 당하니까 당황스러웠던 것 같아요. 
딥페이크랑 저랑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딥페이크 자체를 전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고…"

교육청이 조사에 나선 결과
이 학생 말고도 가해자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된 학생은 이 학교에만
5명이나 더 있었습니다.

역시 가해자로 지목한 근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교육청은 이 학생들을 가해자가 아닌
무분별한 신상 유포로 고통받는
학교 폭력 피해자로 접수했습니다.

이 학생들에게 실제로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박정선 장학사/충청북도교육청 인성시민과 
"이 사안은 참 특이하게도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았는데 
가해로 지목당한 학생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거든요. 
가해 학생이 아닌 신상 유포를 통해서 피해를 계속 누적 당하고 있는 피해 학생들이다..."

SNS에는 비슷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텔레그램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가해자로 지목되거나,
다니는 학교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학교
가해자라는 글도 돌고 있었습니다.

* 남학생B (지난달 27일, 음성변조)
"가해자로 지목됐을 때도 이게 진짜 맞는 건가, 현실인건가 사실 생각 들면서 
급식을 먹을 때도, 이제 복도를 걸을 때도 다른 사람이 
날 쳐다보는 건지 안 쳐다보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저 혼자 위축이 돼서..."

학부모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후
밥도 먹지 못하고, 공부도 못하며
가만히 누워만 있는 아들이 걱정입니다.

* 남학생A 어머니 (음성변조)
"이 나이까지 이 일, 저 일 다 겪어온 나도 이렇게 벌벌 떨리고 힘든데 
쟤는 얼마나 힘들까 처음 겪는 일인데 그래서 솔직히 병원 상담도 가야 될 것 같기도 하고..."

경찰은 명예훼손뿐 아니라
합성물을 이용한 성범죄 혐의를 적용해
사적 제재에 나선 계정 사용자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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