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원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뱀에 물린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모금활동을 통해
전교생의 동참을 유도했고,
덕분에 고양이는 무사히 치료를 받았다는데요.
원주문화방송 유주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원주의 한 고등학교.
경비실 옆 작은 공터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쉬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지난 6월, 외출 후 복귀하는
교사들을 따라 학교에 처음 들어왔고,
학생들은 '슈딩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슈딩이는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 덕에
학생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 같은 여유 시간을 쪼개
슈딩이를 돌봤는데, 어느 날 슈딩이가
뱀에게 물린 걸 발견했습니다.
* 홍서현/슈딩이 지킴이
"아침에 친구가 이제 고양이를 보려고 나갔는데
고양이가 막 피를 흘리고 있었던 거예요.
급하게 이제 병원에 일단 급한 대로 데리고 갔는데요.
뱀이 문 거더라고요."
병원비는 50만 원.
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선한 마음에 기대를 걸어
SNS에 글을 올리고, 벽보를 붙여 모금활동을 펼쳤고,
금세 60만 원이 넘는 돈이 모였습니다.
* 임승준/슈딩이 지킴이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저희가 홍보도 전보다 더 열심히 하고 그랬는데
선생님들은 거의 다 넣어주셨고 그리고 학생들도 대충 봤을 때
3분의 1 이상의 학생들은 모금에 참여해 주셨던 것 같아요."
고양이 먹이를 사고 약을 발라주는 등
슈딩이를 돌보기 위해 학생들은
자율 동아리까지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학교생활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 홍서현/슈딩이 지킴이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하다가 나가서 고양이 한 번 보고 오고
이러면 막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고 너무 좋은 거예요."
교사들도 학업 스트레스에 지친 학생들이
슈딩이를 돌보면서 밝아지고, 정서적으로도
더 안정됐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슈딩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은
2년 남짓, 졸업 후 남겨질 슈딩이를 위해
학생들은 후배 동아리원을 뽑고,
굿즈를 제작해 돌봄 비용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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