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주 시민 누구나 무료로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는
라면카페가 복지관 등 6곳에 들어섰습니다.
고립가구를 집 밖으로 끌어내보자는 취지인데요.
시범 사업에서 성과도 거뒀고, 2달여 운영해보니
호응도 좋아 종교계도 돕기로 했습니다.
전주문화방송 허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공간 한 켠을 가득 채웁니다.
선반에서 라면을 꺼내 냄비에 담고 기계 위에 올리기만 하면 끝.
별다를 것 없는 편의점이나 라면 카페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결제하는 점원이 보이지 않습니다.
주민이면 누구나 기부받은 라면을
무료로 끓여먹을 수 있는 공간이 복지관 안에 마련된 겁니다.
* 이영란/인근 주민
"혼자 있는 것보다 이웃들 여럿이서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어서 좋고. 또 서로 말하다 보면 웃을 일 있어서 좋고."
도통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고립된 위기가구를
사회 밖으로 끌어내 보자는 취지로, 모두 6개 사회복지관에 설치됐습니다.
지난해 7월, 평화동의 한 복지관에서 아이디어를 내 운영해본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1년 남짓 운영해보니 누적 1,700여 명이 찾았고,
이중 42가구는 실제 사회복지 상담으로 이어져 지원 가구로 발굴되기도 한 겁니다.
정식 운영 두 달여, 라면과 김치 등 기부는 물론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 김윤영 부장/큰나루종합사회복지관
"청년들도 있고요. 중장년 분들도 계시고, 어르신들도 계시고...
집 밖으로 일단 나오셨다는 부분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
4대 종단도 취지에 공감해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거나
기부 활성화를 위한 홍보를 펼치는 등 사업을 적극 돕기로 했습니다.
* 박종숙 목사/전주시기독교연합회
"낙인감 없이 편안하게 나와서, 함께 라면이라고 하는 것을 매개체로 해서
어울려 사는 공간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참 취지가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는 공간에 라면 기계 정도만 놓으면 되다 보니
6개 공간을 마련하는 데에 든 예산은 4천만 원,
이른바 '가성비' 좋은 사회복지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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