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년 넘게 이어진 전공의 파업으로
대학병원 응급실마다 환자를 받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 여파로 대학병원이 없는 지역의
2차 병원으로까지 환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의료 대란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 연휴,
아파도 제때 치료받지 못할까 봐
지역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00여 병상을 갖춘 목포의 한 2차 종합병원.
대학병원이 없는 전남 서남권의
유일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이다보니
이른 아침부터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쉴 틈 없이 밀려드는 환자들로 소생실과 처치실,
응급환자 진료 구역까지 병상 대부분이 가득 차 있습니다."
아침식사 도중 갑자기 패혈증 증상을 보인 지
6시간 만에 이곳으로 이송된 80대 여성.
1차로 이송된 해남의 한 종합병원에서
심근경색이 우려된다는 의사 소견을 받아
더 큰 병원으로 옮겨가야 했지만,
갈 수 있는 대학병원이 없었습니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마다
전공의 파업 여파로 대란이 빚어지다보니
전원 여부를 묻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던 겁니다.
* 서선아/응급환자 보호자
"의료 파업 때문에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환자가 옆에 쓰러져도 받지 않는대요.
그 분(해남 종합병원 응급실 관계자)이 하시는 말씀이."
구급대원들도 이송 거부 현장을 마주할 때면,
안타까움이 크다고 입을 모읍니다.
* 전남소방본부 구급대원A
"조선대, 전남대 자리가 없다고. 병상이 없다고.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작은 데로 들렸다 오라고 그러고."
* 전남소방본부 구급대원B
"대학병원에서도 안 된다고 하면은 환자분께 설명드리죠.
환자분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계시고. 통틀어서 말 그대로 의료진 부족이죠."
하루 평균 100명 가까운 환자들이 찾는
이곳 응급실.
실제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간 지난 2월 전후로
이곳 응급실 내원 환자 수는
2,500여 명에서 2,800여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 대란에
지역에 하나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특히 중증 환자가 몰리면서 전문의와
간호 인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 박영훈/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장
"오늘도 보셨겠지만 뇌출혈에 의한 심정지 환자,
폐렴 악화된 호흡부전 환자, 계속 이렇게 몰려들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환자, 뇌경색 환자 한꺼번에 여러 명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김예진/목포한국병원 간호사
"소생실이나 처치실에서 중증 환자는 되도록이면 받는데
중증 환자가 몰려서 이제 (처치) 받을 공간이 부족하면
앞에 경증 환자가 받는 데서 받는 경우가 있어서.."
정부는 추석 연휴에 의료기관 8천 곳이
문을 열고, 오는 25일까지
'비상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지만,
지역 응급실마저 이미 과부하되기 시작하면서
환자와 가족들 걱정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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