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록적인 9월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해 추석에는 송이버섯 구경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단 한 송이도 채취된 게 없을 정도인데요,
주산지인 경북 봉화군의 송이 농가와 판매상은
아예 추석 대목 특수를 포기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이정희 기자입니다.
(기자)
해발 400미터 송이산인
봉화군 법전면 소천리 동박골.
송이버섯이 날 만한 소나무 주변 지점을
이리저리 파헤쳐 보지만,
땅속까지 바싹 말라 흙먼지만 날립니다.
* 강영우(66살)/ 송이버섯 채취 농가
"보다시피 산이 말라 있는 상태니까
(잡버섯조차) 아무것도 없어요.
이런 해가 없었어요."
송이버섯이 자라기 위해선 적당한 습도
그리고 아침·저녁에는 15도,
낮에는 25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져야 하지만,
아예 포자 형성이 불가능한 환경입니다.
지난해 송이 생산 한 달 전
봉화지역에 내린 비는 275mm.
올해는 최근 한 달 누적 강수량이 고작 42mm, 16%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연일 32~3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9월에는 이례적으로 폭염특보까지 발효됐습니다.
* 박경철(71살)/ 송이버섯 채취 농가
"(비가) 100mm 내지 70~80mm 와서 땅을
적셔줘야 되지 안 그러고는... 지금 봐서는
안된다고 봐야죠."
지역 송이 판매상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 박상철 / 봉화 송이버섯 유통·판매상
"서벽, 금정, 우구치리 그쪽 동네에서 송이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하나도 없어요. 한 뿌리도 없습니다."
추석 특수를 거의 포기했습니다.
"송이버섯뿐만 아니라 능이, 싸리버섯까지
모든 종류의 버섯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송이버섯을 공판하는 산림조합은
공판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정영기 / 봉화군산림조합장
"지금 비가 와준다고 해도 보름 뒤에 정상적이니
입찰이 되는데 9월 하순 돼야 정상적 입찰이 될 거 같아요."
추석 이후 기온이 떨어지고
충분한 비가 내린다고 해도,
송이 채취가 가능한 시기
즉 서리가 내리기 전인 10월 중, 하순까지는
20일 남짓에 불과해
송이 농가의 타격은 상당할 전망입니다.
자칫 10월 초로 미뤄진 송이축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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