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만 원을 기부하면
13만 원 상당의 특산품과 연말정산 혜택까지 받게 되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2년차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지자체마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며 모집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기금의 용도를 정하지 못하고 보관만하는 실정입니다.
전주문화방송 조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동이 불편해 이불빨래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어르신을 위해 도입된 세탁차량입니다.
많은 지자체가 시행 중인 '찾아가는 복지'의 하나이지만,
부안군에선 특별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부터 건조기를 설치한 특수차량을 새로 투입할 예정인데,
고향사랑기부제로 모은 1억 원으로 충당할 계획입니다.
* 이준한/ 부안군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현재 이동세탁 차량은 (연간) 80회 운영하고 있으나 아침에 비가 조금 와도
건조기가 있기 때문에 100회 이상 운행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읍시는 올해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전용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기존 문화체육 시설을 새롭게 단장했는데
기부로 모금한 2,500만 원을 썼습니다.
* 성은민 /정읍시 청소년문화체육관장
"요새 트렌드에 맞게 파티도 하고, 책도 보고, 보드게임도 많이 하니까
그런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고립된 소외 계층이 집 밖에 나오도록,
기부금으로 라면 카페를 운영하는 전주시의 이색 사업도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 지역에선 아직 기부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도내에서 추진된 기금사업은 단 12개,
전북자치도와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6개 지자체만이 사업계획을 내놓은 결과입니다.
사업을 펼쳐나갈 기부금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제도 시행 첫해인 지난해,
전북권 모든 지자체들이 모금한 총액은 84억여 원,
올해는 지난 5월까지 30억 가량을 더 모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2년 가까이 해답을 찾지 못한 지자체들이 수두룩합니다.
* A지자체 담당자(작년 모금액 도내 2위)
"아직까지는 마땅한 사업이랄 게 없어서 의견을 받고 있거든요.
저희가 (기부금을) 정기 예금으로 올해 예치를 해놔서 이자수익도 꽤 되겠죠."
이처럼 기금이 방치되는 사이,
기금을 모을 홍보수단은 다변화 하고 방법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 시행된 '지정 기부제',
단순한 모금을 넘어,
지역이 정말 필요로 하는 특정 사업으로의 기부를 유도하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을 채택한 지자체는,
야생 꿀벌을 살리는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며 모금이 한창인 부안군, 단 한 곳뿐입니다.
내년부터는 1인당 기부한도가 2천만 원으로,
현행보다 4배가 늘어나는 등 확대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어
고향사랑기부로 모인 모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지역특색이 묻어나는 매력적인 답례품과 연말정산 혜택으로
소기의 성과는 거뒀지만,
쌓여만 가는 모금액의 사용처를 발굴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3년 차를 앞둔 고향사랑기부제의 과제로 꼽힙니다.
MBC 뉴스 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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