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소를 가입한 소로 속여
보험금을 타낸 축산업자가 적발됐습니다.
귀표를 바꿔 붙이는 수법으로 수천 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겁니다.
한우 이력을 관리해야 하는 축협 직원까지도 사기에 가담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전주문화방송 전재웅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이 한우 농가에 들이닥쳐 사무실을 수색합니다.
발견된 봉지 안에는 소 귀에 붙어 있어야 할 귀표가 수두룩하게 들어있습니다.
사육장의 소들을 살펴 보니 귀에 귀표를 부착한 흔적이 없습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귀표를 새로 발급 받은 뒤 따로 보관해왔던 겁니다.
* 적발 농장주
"이걸 왜 이렇게 받아 놓으신 거예요?"
"보시면 귀표가 끊어진 게 많아요. 잘 떨어져요"
귀표는 소의 DNA 정보는 물론 백신 접종 여부, 도축 정보 등을 표시하는
개체 식별 번호가 적힌 인식표입니다.
갓 태어난 송아지에게 노란 귀표를 다는데,
쉽게 뜯어지는 탓에 재발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이정우 / 일반 축산 농민
"칸막이에 걸려서 떨어졌는데 귀가 찢어져 버려요..
(떨어진 귀표는) 축협에 반납을 하고, 축협에서 다시 와서 찍어주고."
원칙은 농가에서 재발급을 신청하면 축협 직원이 나와 직접 다는 방식,
하지만 군산의 한 농가는 귀표가 떨어졌다며
60장 넘는 귀표를 새로 발급 받아
보험에 들지 않은 소 34마리를 처분하면서 이 귀표를 달았습니다.
"해당 축산업자는 귀표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3천 4백만 원 가량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늙은 암소나 건강이 양호하지 않아 쉬 죽을 수 있는 소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보험 사기를 준비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가축재해보험 청구율이 급격히 높아진 점을 이상하다고 여긴
보험사가 수사를 의뢰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 적발 농장주 (전화)
"어렵다 보니까 잘못된 선택을 한 거죠..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수사를 확대중인 경찰은 전북에서만 22개 농가를 적발했는데,
현장에 있어야 할 축협 직원이 동석하지 않은 경우가 수두룩하고,
일부는 직접 나서 부정 청구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심남진 /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귀표가 분실돼서 재교부 받았을 경우에는 반드시 축협 직원이
현장에 진출해서 부착을 해줘야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한우 이력을 관리해야 하는 축협 직원까지 적극 가담하며
축산 이력제의 허점이 드러난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보험 사기가 의심되는 사례를
긴급 모니터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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