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항 보조금 줄어 여객선 끊길 위기

김태석 기자 입력 2024-10-02 15:16:02 수정 2024-10-02 16:52:24 조회수 20

◀ 앵 커 ▶
경남에서는
통영항과 한산도의 부속섬을 잇는 여객선이
적자 누적으로 운항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줄여버렸기 때문인데
섬 주민들은 발과 같은 여객선이 끊길까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MBC경남 김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아침 7시,
승객과 차량을 태운 여객선이
통영항을 출발합니다.

한산도와 인근 5개 부속섬,
7개 마을을 두르는 배입니다.

육지에서 일찍 섬에 들어가는 주민들과
일터로 가는 해녀까지 승객 수는 10여 명.

승객 수는 적지만
이들에겐 없어선 안될 필수 교통편이다보니
한산면 주민들은
1,000원 요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출항 40분 뒤 배는 용호도에 도착합니다.

이 배가 들르는 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그나마 이용객이 많은 편입니다.

승객은 통영의 병원이나 시장으로 가려는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INT▶ 유복득 / 여객선 승객
"내 발과 같죠. 이 배가 없으면 꼼짝 못 하니까..."

다시 30분 뒤 도착한 곳은
인구 70명의 죽도.

통영 시내나 한산도 본섬으로 가는
승객 10여 명이 타고 내리며,
차량도 오갑니다.

S/U)배가 통영의 좌도에 도착했습니다. 승객 4명이 타고 내렸는데, 평소엔 한두 명도 없을 때도 있습니다.

여객선이 통영항을 출발한지 2시간,
마지막으로 들른 섬은
인구 20명의 작은 섬 비산도입니다.

CG)이들 섬을 모두 거쳐
다시 통영항으로 돌아가면
2시간 40분의 항해를 마칩니다.

아침 7시, 오전 10시반, 오후 2시반
하루 3항차가 운행됩니다.

하지만
2021년 40억 원을 들여 취항한 이 배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INT▶ 감병만 / 여객선 승객
"섬에 상주하는 인구도 많이 줄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승객 수가 줄죠. 그러니, 배를 운행하는데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해양수산부가
2021년에만 운영비의 70%를 보조했고,
50%로 줄인 뒤로
누적 적자는 8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30%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노선을 인수한 한산농협은
승객이 많은 통영항-제승당 노선으로
버텼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INT▶ 최재형 / 한산농협 조합장
"70%(보조)로 전환시켜 주지 않으면, 섬 주민의 편의를 위해서 시작한 좋은 취지가 무색해 지고, 농협의 생존을 흔들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객선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1%에서 70%까지 고무줄처럼 규정돼 있어
매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농협 조합원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에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노력하겠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INT▶ 윤우중 / 한산농협 조합원
"그럼 섬 주민들은 다 물에 빠져 죽으란 말입니까? 안 됩니다. 절대 이거는 (정부가) 보조를 주셔야 합니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여객선 공영제 도입을 발표했지만
현실에선 공허만 메아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석.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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