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공주의 한 목장에서 말 8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말들은 한때, 사람들의 환호 속에
경마장을 누볐던 경주마들이었습니다.
해마다 1천 마리 넘는 경주마가 은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보호 대책은 전무합니다.
대전문화방송 윤소영 기자입니다.
(기자)
목장 곳곳에 말 사체가 널브러져 있고,
사육장에 갇힌 채로 생을 마감한 말도 눈에 띕니다.
이 목장 주인은 지난 2년 동안
은퇴한 경주마를 사들여 도축 사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목장을 방치하면서
최근 두 달 사이에 말 8마리가 죽어나갔습니다.
* 마을 주민(음성변조)
"보기 정말 흉하죠. 말이 도로로 나가서 뛰어다니기도 하고..."
2년 전, 부여에 있는 한 목장에서도
은퇴한 경주마들이 폐사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경주마의 사체에서 나온 뼈는 인근 건강원에서
약재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근 건강원 사장(지난 2022년 8월, MBC뉴스데스크)
"약 하는 건 뼈만 하지, 고기가 필요가 없는 거니까..
우리는 갖고 오는 것만 해주는 거지."
최근 5년 동안 은퇴한 경주마 6천4백 마리 가운데
40%가 넘는 2천8백 마리가 5살을 전후해
알 수 없는 이유로 폐사했습니다.
살아남은 말의 약 20%도 '용도 미정' 이나
'기타'로 분류돼 사실상 생사를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동물단체는 현행법상 말 소유주가
말의 이력을 등록할 의무가 없어
통계조차 무의미하다고 지적합니다.
*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이력제를 조작할 수도 있는 거죠. 마사회에 있는 이력제에는
'승마하러 갔다' 이렇게 돼 있는데, 알고 보니까 도축장에 가 있던 경우도 있었고..."
농림부는 한국마사회와 올해 초,
말 복지 취약지대를 보완하겠다며 협의체를 꾸렸지만,
여전히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퇴역하는 동물의 보호 방안을
소유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법률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21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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