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구감소 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전남의 한 시골마을 의원이
최근 문을 닫았는데요.
큰 불편을 겪던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의사를 섭외하고, 주민 사업기금으로
병원을 재개원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구 2천여 명이 사는 전남 영암군 금정면.
월요일 아침부터 병원 접수대에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봄
지역의 유일한 마을 의원이 폐업한 뒤
넉 달 만에 문을 다시 연 병원.
그동안 읍내나 인근 나주까지
차를 타고 병원을 오가야했던
마을 주민들은 이미 잔치 분위기입니다.
* 이대봉 영암군 금정면
"그 전부터 영암으로 다녔는데 여기서 하니까
인자 여기서 치료해야죠. 가깝고 좋죠
오전이나 오후엔 일도 할 수 있고.."
이 마을에서 물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인근 지역으로 나가는 버스는 하루 3~5대 뿐.
읍내로 가는 택시요금도 편도만 2만 원
수준이다보니 부담도 적지 않았습니다.
* 이금례 영암군 금정면
"버스 없으면 택시로 가고 그런데 비싸요.
여기가 없어서 못 살겠어. 불편해서, 진짜 못살겠어.
여기는 내가 자전거로 오는데.. 여기 와서 차 타려고 하는데
개업식한다고 오늘 봐준다고 하니까..""
병원이 없던 지난 넉 달 동안
보건지소에서 일주일에 3차례 공보의가
지원을 오긴 했지만, 의원이 없다보니
유일한 약국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던 상황.
결국 마을 주민단체가
주민사업 기금 절반 정도를 병원 리모델링에
투입하고 은퇴한 의사를 섭외하는 등
직접 나선 겁니다.
* 김영택 금정면문예체육진흥회장
"병원이 평소에 없었다면 별로 병원 개원에
크게 생각 못했을 텐데 있다가 없으니까 그 아쉬움이 굉장히 컸고요,
주민 여러분들이 또 우리가 병원이 없으니까
굉장히 불편하더라 그런 말씀들이 많으셨습니다. "
인구감소 등으로 올해 이처럼 문을 닫은
마을의원은 영암군에서만 3곳.
지역 의료기관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주민자치를 통해 문을 다시 연 시골 병원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종호입니다.
#인구감소 #시골의원 #폐업 #의료기관 #시골병원 #재개원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전남도청, 강진군, 장흥군, 함평군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