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구례 서시교 논란.. 중재는 누가?

주현정 기자 입력 2024-11-05 17:13:17 수정 2024-11-07 00:57:52 조회수 172

(앵커)
4년 전, 전남 구례에 큰 물난리가 나면서 침수됐던 
서시교를 철거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관련법에 따라 다리를 철거할 수 밖에 없다는 익산청과 
'안될 말'이라는 주민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 
사이에 낀 행정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주현정기자입니다.

(기자)
구례군의회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향해 
서시교 철거 설계 용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의회가 이 같은 건의안을 채택한 건 
지난 8월에 이어 두번째.

지역민 반대에도 익산청이 다리를 철거하고
지금보다 3m가량 높게 
새 다리를 짓는 계획을 강행하고 있어섭니다.

* 장길선 구례군의장
"댐 관리와 하천관리를 등한시한 채 멀쩡한 다리를 들어올려 
홍수 예방 대책을 만드는 국가의 결정에 구례군민은 아쉬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익산청은 지난 2020년 
섬진강 범람으로 서시교가 침수됐던 건 
교량 하부 높이가 법적 기준치보다 낮아 
밀려드는 물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현 교량 높이가 환경부 고시와 전라남도 하천기본계획에도 
못 미치는 만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근의 서시1교는 
이미 교량 높이를 1.2m 가량 들어 올린 상황이라, 
서시교를 존치할 경우 침수 피해가 반복될 수 밖에에 없다는 점도 
철거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전제가 잘못됐다며
넉달째 집단행동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당시 수자원공사가 최대 방류량의 3배가 넘는 
섬진강댐 물을 방류해 섬진강이 넘쳤고,
그 물이 서시천으로 역류한 것이 침수 원인이었지,
서시교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 박태완 / 서시교 인근마을 주민 
"서시교는 위에서 내려온 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밑(섬진강 본류)에서 
밀고 와가지고 그 난리가 났거든요. 그랬는데 둑 높이고, 
서시교 다리 높여놓은들 밑에서 밀고 올라오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구례읍을 연결하는 주요 교량으로, 
하루 차량 통행량만 6천대에 달하고,
걸어서 오가는 주민들도 상당한 만큼 
철거가 아닌 하천 구조 개선과 같은
대안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시교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봉합할 중재자는 마땅치 않습니다. 

구례군도, 익산청도, 전남도도 
서로에게 공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구례군은 '사업 시행기관인 익산청이 
주민을 납득시킬 방안을 마련해 달라'며, 
익산청은 '하천관리청이자, 하천기본계획을 
심의·고시하는 전남도가 결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

전남도는 '주민 주장이 타당한 지 
검증하는 절차는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검증 주체가 전남도는 아니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는 구례 서시교 철거 논란.
해법 모색을 위한 공론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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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
주현정 doit85@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정반합, 그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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