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전쟁터에서 수백 명의 아이와 약자들을 구출해
'우크라이나 쉰들러'라고 불리는
아르멘 멜리키안 씨가 광주를 찾았습니다.
수백 명의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구하려 나섰던 동기는 바로 다름 아닌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측은지심'이었습니다.
천홍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우크라이나에서 기업 컨설턴트로 일하는
미국인 아르멘 멜리키안 씨.
어느 날 갑자기 전쟁이 터지고
순식간에 우크라이나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 INT ▶아르멘 멜리키안
"(우크라이나 친구가 말하길) 전쟁이 시작돼 집에 돌아왔는데 아버지는 바닥에 숨져 있었고, 어머니는 어디론가 끌려가 찾으러 다녀야 했다.."
그곳에 계속 남을지,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갈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르멘씨는
한 가족이 SNS에 올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보고
돕기로 결심합니다.
목숨을 잃을까 걱정하는 이들의 호소를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째.
수백 명의 아이들이 아르멘씨 도움으로
폴란드와 같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습니다.
◀ INT ▶아르멘 멜리키안
"한 명 한 명 돕다 보니, 그들이 저를 필요로 하는 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남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들을 사랑하니까요."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애써왔지만, 전쟁의 참혹함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르멘씨와 함께 한국을 찾은 10대 소녀는
전쟁터 최전선에 나간 아버지와
4주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 INT ▶이반나 볼바네츠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다녔는데..그때가 그리워요."
올해로 3번째 광주를 찾은 아르멘씨는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습니다.
그의 희생정신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광주정신과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 INT ▶구진성 / 이태석 리더십아카데미 대표
"다음 세대에게 우리 과거를 알려주고 존경의 마음으로 참배를 하는 것을 굉장히 인상 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측은지심에서 얼굴도 모르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돕고 있는 아르멘씨는
이태석 재단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구호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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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