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수가 마무리되는 이 시점에도
아직 벼 수확을 하지 못한 농가들이 있습니다.
바로 날씨 때문인데요.
지난달부터 사흘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며
논이 갯벌처럼 변했기 때문입니다.
볏짚 생산은 물론 이모작 재배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콤바인 한 대가 진흙밭을 오가며
뒤늦은 벼 수확에 한창입니다.
논이 갯벌처럼 질퍽거리다보니
기계 작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
더 늦으면 수분 함량이 떨어져
벼가 쭉정이가 되기 때문에
더이상 늦출 수 없었던 겁니다.
오늘은 많이 수확하겠다 하고
이렇게 나왔는데 기계가 한바퀴 돌고
물에 빠져 버리니까...
결국 낫까지 동원됩니다.
* 최치원 / 영암군 쌀 재배 농민
"논이 이렇게 움푹 패여요.
그러면 올해도 문제지만 내년에 못 심을 때도
문제고 계속 지금 내년 수확기까지도
계속 문제가 되는 거예요."
지난달 이미 끝났어야할 추수가
늦어진 이유는 잦은 비 때문.
지난달 사흘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는 등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자주 비가 내린 겁니다.
젖은 논에 기계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벼 수확을 어렵게 마쳤더라도
볏짚을 가공하는 작업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논에 남은 볏짚들은
조금만 들춰보면 이렇게 젖은 채로
썩어있습니다. 사료용으로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추수가 늦어지면서
일부 농가들은 밀과 보리 등
이모작 겨울작물 재배도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물이 안 빠진 상태에서는 씨를 뿌려도
다 썩을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 마재승 / 밀*보리 이모작 재배 농가
"다음 주 목요일날 또 비가 잡혀 있어서
올해 동계작물 파종은 끝난 것 같습니다."
이달 15일까지 이모작 파종을 권고하던
기술원에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임종균 / 전남농업기술센터
"오히려 이럴 경우는 파종을 안 하고
내년도에 본 파종하는 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재배 면적도 줄고
수확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암과 강진 등
각지 농협에선 쌀 매입 시기를
일주일 연장하는 등
농민 고통 분담에 나선 상황.
하지만 여전히 낮은 쌀값에
기상이변으로 인해 쌀 생산 주기까지
붕괴되면서 농가들은 그야말로
생존 기로에 놓였습니다.
MBC 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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