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작물로 갈아탄다.. '장성 레몬' 첫 수확

주현정 기자 입력 2024-11-12 17:36:02 수정 2024-11-12 22:19:36 조회수 158

(앵커)
11월 중순이 맞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요즘이죠.

갈수록 아열대에 가까워지는 
기후변화 때문인데,
역설적이게도 이 지구 온난화가
지역 농가에는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있습니다.

내륙 최대 규모 레몬 생산단지가 조성된 
장성에서 첫 레몬이 수확됐는데요.

주현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우거진 잎사귀 사이로 노랗게 익어가는 열매가 빈틈없이 열렸습니다.

아열대 기후에서나 자라는 레몬입니다.

장성에서 레몬 재배를 시작한 건 지난 2022년, 
신소득 작목으로, 지역과 기후도 맞아 
열 두 농가가 꼬박 2년을 공들였습니다.

"내년에는 이보다 2~3배 수확이 더 될 것 같아요."

올해 첫 수확인데도 
한 그루에서 많게는 300개씩 여물었습니다.

과실이 크고 과육도 많은데다 
수입레몬처럼 왁스나 약품 처리를 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건강식이라 찾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 정시호 / 장성 레몬농가 
"수확 시기가 되면 농약을 일체 하지 않고요.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을 만들고 생산하고 있는 거죠."

수확을 앞둔 장성 레몬은 8~9톤.

내륙에서 대규모 레몬 생산에 성공한 건 장성이 처음입니다.

기후변화 위기를, 아열대 작물 성장의 기회로 삼은 덕입니다.

* 김한종 장성군수
"이 기후에 맞는 작물을 한 번 재배를 해서, 
신소득 산업을 한 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오늘 레몬을 첫 출하하는 광경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열대 작물 재배 확대가 
마냥 반가운 현상은 아닙니다.

11월에도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돕니다.

이렇게 부쩍 따뜻해지는 기후는 
지역 농작물 생육지도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간 1.6도, 
광주·전남 지역도 50년 새 1.1도나 올랐습니다.

생육 한계선이 북상하면서, 
전남의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도 
5년만에 30배가 늘었습니다. 

국내 전체 재배 면적의 절반 수준으로, 
2050년이면 전남 경지 면적의 상당수가
아열대 기후대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 지성태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아열대 작물이 국내에서 굉장히 생소한 작물이다 보니까 
병해충 방제라든가 그리고 생리라든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연구할 수 있는 인력풀들이 사실은 굉장히 적습니다."

극한 기후에 적응할 새 품종 개발과 같은 
속도감 있는 미래농업 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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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
주현정 doit85@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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