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원주시가 숲속 둘레길에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두 4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비교적 큰 사업인데,
정작 주민들이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원주문화방송 권기만 기자입니다.
(기자)
도심 숲 곳곳에 공사 안내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둘레숲길을 따라 경관조명을 설치한다는
내용입니다.
모두 4억 원을 투입해
단구동 근린공원 내 둘레숲길 2.3km 구간에
허리높이의 경관조명 132개와 스피커를
설치하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숲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만나보니
이 사업이 부적절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야간시간 숲길을 찾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여기에 4억 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겁니다.
* 김선남 / 원주시 단구동
"밤에 사람도 안 다니는데 굳이 돈 들이면서 할 필요가 뭐 있나...
제 생각은 그래요. 일절 안 다니거든요. 조금만 어두워도"
* 숲길 이용 주민
"전형적인, 예산 낭비의 전형이죠. 다니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불빛 때문에 (주변) 아파트 수면에도 지장이 있으니까. 또 전기를 그냥 쓰는 거니까."
이 곳에는 청설모와 고라니도 자주 보일 정도로
생태 환경이 좋은데, 밤에 조명이 생기면
숲 생태계가 망가질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야간에 조명에 의지해 숲길을 걷다보면
발을 헛디디는 등 각종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둘레길 주변에는 학교들도 많고
주택가도 가까워, 조명이 설치되면
야간시간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사 안내 현수막을 보고서야 공사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4억 원이나 투입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아무런 설명이나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던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숲길은 수년 전에도 식생매트를 깔았다가,
맨발걷기를 하는 주민들이 항의하면서
철거한 일도 있었습니다.
* 정진선 / 원주시 단구동
"당연히 이런 일이 있으면 주민 의견을 먼저 수렴하는게 절차인 것 같은데,
그런거 전혀 없이 그냥 갑자기 공사를 하겠다고 하니까.
주변 사람들은 전부 다 황당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주시는 새벽시간에 숲을 찾는 어르신들이나
밤에 산책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조명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있어
안전을 위해 사업을 추진했으며,
조명을 켜두는 시간은 상황을 고려해
조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권기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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