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맨발 걷기가 요즘 인기를 끌면서
동네마다 황톳길이 우후죽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낙엽이 쌓이거나 물이 고인 곳도
적지 않습니다.
안전사고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MBC충북 전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6월에 완공한 황톳길입니다.
1.1km 구간을 습식과 건식 두 가지로
만들었는데,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맨발로 땅을 밟으면서 몸을 치료한다는 뜻의
이른바 '어싱(Earthing)'이 유행하면서
이 황톳길도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김진태/청주시 복대동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그러니까 시간 날 때 한 번씩 해보는…"
개장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관리는 잘되지 않고 있습니다.
맨발로 다녀야 한다고 써 놓았지만
신발을 신고 걷거나,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도 눈에 띕니다.
습식 황톳길 일부 구간에는 비가 온 뒤 물이
가득 고여 아예 이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7월 완공된 다른 황톳길입니다.
바닥이 딱딱하게 굳어
곳곳이 갈라져 있습니다.
물을 뿌려 부드럽게 해달라는 민원이 많은데,
관리하는 사람도 관리 도구도 없습니다.
* 오영자/청주시 금천동
"바닥이 너무 거칠거칠하니까 별로 도움은 안 된다는 생각이…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낙엽도 많이 떨어지고
맨발로 걷기가 좀 거북해서…"
경사진 황톳길에 비가 오면
내리막으로 흙이 흘러내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 황톳길 이용객
"비가 오면 이게 논바닥처럼 그래요. 그래서 여기 위험해요.
넘어지고 그래요 노인분들. 이게 다 여기로 내려와요.
그리고 그 밑에 황토물이 항상 고여있으니까 흙이 썩어요."
상당공원 안에 설치한 다른 황톳길입니다.
황톳길 일부 구간에는 이렇게 낙엽과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은 상태로 뒤섞여
맨발로 걷기엔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곳 역시 지대가 낮아 비만 오면
물이 차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 최정규/청주시 모충동
"땅이 낮으니까 이게 물이 안 빠져나가요.
빠질 수가 없어요 여기가. 고인다고요 물이.
황토 흙을 조금 높여야 해요. 그래야지만 물이 좀 빠져나가게"
청주시는 황톳길은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잘 관리해 쓰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또 관리 규정이나 전담 인력은 없지만,
기간제 근로자들이 수시로 청소를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청주시 녹지관리팀 관계자
"기준이랄 게 없는데 그냥 현재 봐서 좀 유실됐거나 없으면은
그때 가서 채우고 민원 발생하면 저희가 이렇게 상시로 가서
채우고 그 기간제 분들 있으시니까"
청주시는 올해만 33억 원을 들여
11곳에 황톳길과 맨발 걷기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숫자만 급하게 늘리기보다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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