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희귀 난치병에 걸린
4살배기 딸의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걸어서 전국을 다니는 30대 아빠가 있습니다.
치료비가 46억 원,
전재산 1억 원도 안 되는 형편이라
꿈도 꿀 수 없지만,
그냥 포기할 수 없어 이렇게 나섰다고 합니다.
MBC충북 이초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4살배기 딸 '사랑이' 얼굴을 새긴 옷을 입고
거리에 나선 34살 아빠 전요셉 씨.
아침 7시 대전 신탄진역에서 출발해
꼬박 5시간을 걸어 청주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가 사는 고장, 청주에 왔습니다."
지난 5일 부산 광안리에서 출발해
하루 평균 40km씩, 8시간을 걷고 있습니다.
이달 말 서울 광화문 도착을 목표로 하는
740km의 여정입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조금만 걸어도 무릎에 물이 차지만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 이상아/배우자
"무릎 수술을 4번이나 해가지고요, 교통사고로.
그래서 처음에 이거 국토대장정을 한다고 했을 때
저는 정말로 울면서 너무 말렸어요.
자기는 아빠라면서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 더 힘들다고 ..."
요셉 씨는 사랑이를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옷에 새겼습니다.
희귀 난치병에 걸린 딸의 치료비 때문에
전국에 도움을 구하러 나선 겁니다.
딸의 병명은 근육병인 '듀센근이영양증'.
근육을 재생하는 단백질이 없어
끝내 호흡 근육까지 부족해지면
생명이 위험한 근육병입니다.
3천5백 명 남자아이 중 1명이 걸리는
희귀병인데 여자인 사랑이가 앓게 된 겁니다.
* 주기찬/재활치료사
"남자애들이 대부분 앓고 있고,
여자애들은 극히 드문 양상을 띠거든요.
사랑이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하게 진행 속도가 좀 빠른 편입니다."
아직 한국에서 뚜렷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일주일에 2번,
스트레칭과 마사지가 치료의 전부입니다.
그러던 중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치료 방법을 찾았는데
치료제 가격이 무려 46억 원.
작은 교회 목사로 아내의 피아노 학원을 처분한
7천만 원이 가진 돈의 전부지만,
부모로서 그냥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 전요셉/사랑이 아빠
"사랑이에게 기적을 선물해 주시면 정말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아빠는 너랑 계속 걸어갈 거야. 사랑한다. 파이팅."
SNS 등 다양한 채널로
도움을 구하는 사랑이 가족에게
약 1만 명이 보름 만에 1억2천만 원의
온정을 보냈습니다.
MBC뉴스 이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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