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컬처, K-푸드 열풍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뜨겁습니다.
우리 음식, 그 중에서도
김치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전라도는
김치의 본고장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가장 맛있다고 평가받는 전라도 김치는
이들과 만날 준비가 얼마나 돼 있을까요?
유럽에 가서 K-전라도 김치의 가능성을 취재했습니다.
김철원 보도본부장입니다.
(기자)
테니스 대회로 유명한 영국 윔블던에서
요식업에 8년째 종사중인 이 한국인에게
올해는 특별한 해로 기억될 듯 합니다.
영국인들이 많이 찾아서 주로 일식 덮밥을 취급해왔는데
올 여름부터는 영국인 손님들이 먼저 요구해와
김치메뉴를 추가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 이충구 식당 매니저
"저희는 원래 (일본 음식인) 스시, 치킨 카츠를 팔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손님들이 "너희는 왜 김치 안해?"
"너희는 왜 잡채 안해?" 이런 질문을 많이 하세요"
전철역에 새로 문을 연 한국 식료품 전문 판매점에는
한국인보다 영국 현지인 손님들이 더 많이 눈에 띕니다.
불닭볶음면과 같은 한국 식품을 잔뜩 집어든 영국인 여성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 카이 베드
(기자)"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무엇인가요?"
"김치가 들어간 것들이죠. 저는 김치를 사랑합니다."
유럽인들에게 김치는 더 이상 낯설거나
어쩌다 한 번 먹어보는 음식에서 벗어나
일상의 반려식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산 식재료를 유럽 전역으로 공급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이 식자재 유통업체는
쌀과 김치 수입 규모의 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음식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이 날로 는 덕분에
교민들 수요에 맞춰 납품하던 때와는 차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 정종완/팬아시아푸드 대표
"중국사람이나 베트남 사람들이 오히려 일본식당 스시집을 접고
한국식당으로 바꾸는 게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K-푸드, K-김치의 인기에
웃지 못할 풍경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 먹방 유튜버가 올린 '김치말이 국수' 챌린지 영상입니다.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굵은 면발에 시뻘건 김치를 둘둘 말아 먹는,
보기만 해도 매워보이는 이 정체불명의 음식동영상 조회수는
2백만회가 넘습니다.
'김치 말이 국수'라는 말을
번역한 그대로 적용하보니 일어난 해프닝인데
문제는 이게 마치 한국음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겁니다.
런던의 한국학교에서
김치 담그기 체험행사가 펼쳐졌습니다.
* 다이앤 이어트 / 영국
"사각한 식감하며, 마늘 향과 어우러진 김치가
아주 맵지않고, 적당히 매워서 마음에 들어요."
수출해 온 것이 아닌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로 버무린 김치는
한국에서 맛보는 김장김치 맛 그대로입니다.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김치가 아닌 제대로 된
한국의 김치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입니다.
* 김지혜 런던한국학교 교장
"제대로 된 김치교육을 제공해서 아이들이 김치에 대해
자부심도 갖고 또 영국 친구들에게 소개도 할 수 있는..."
이렇듯 김치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맛의 고장이라 자부하는 광주전남지역이
세계적 수요와 관심을 받을 준비가 돼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치 종주도시를 자처하는 광주에는
김치타운과 함께 정부기관인 김치연구소가 있고
김치축제도 30년 넘게 해오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든 세계적으로든 산업과 경제효과로
이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 장정은 한영문화교류재단 대표
"내 손에 가진 떡은 안 커 보여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잖아요.
이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에 대해 한국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라도 실은 광주는 '김치의 고장' 아닙니까"
광주문화방송은 광주 남구, 영국 런던의 킹스턴구,
한영문화교류재단과 더불어 런던에 김치학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내년 9월 개교가 목표입니다.
우선은 정체불명의 김치요리가 난무하는 시장에서
전라도 김치의 가치를 정확히 알리는 게 목적인데
나중에는 맛있는 전라도김치를 인증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 안드레아스 커쉬 영국 런던 킹스턴왕립구의장
"유럽 최초의 김치학교 설립 여정에 킹스턴구가 선택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큰 영광일 뿐만 아니라
더 큰 기회를 위한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런던 김치학교가 배출한 요리사들이
전라도 김치의 맛을 알려나가기 시작하면
전남지역 농수산물 유럽 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협약으로 남도김치 세계화의 첫 발을 떼게 됐습니다.
케이푸드 열풍에 맞춰 남도김치의 새로운 기회가 될 지 주목됩니다.
영국 런던 킹스턴구에서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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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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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