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을 소환한 대통령의 비상계엄

윤근수 기자 입력 2024-12-05 15:47:14 수정 2024-12-05 18:27:51 조회수 146

(앵커)
한밤중에 내려진 비상계엄은
광주시민들에게
5.18과 전두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은 상상하기 어려웠고,
끔찍했던 기억 때문에
특히 광주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었는데요.

'오월정신은 헌법정신 그 자체'라던
윤석열 대통령은
위헌적인 계엄령 선포로 
퇴진 요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윤근수 기자가 한걸음 더 들어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선 예비후보 시절이던 2021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립 5.18묘지에서 가로막혔습니다.

발단은 3주 전 부산에서 한 전두환 옹호 발언.

*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2021년 10월 19일, 부산)
“(전두환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판이 잇따랐지만 바로 사과하지 않았고,
자신의 SNS에 올린 
이른바 '개사과' 사진은 공분을 키웠습니다.

비판 여론에 떠밀린 끝에
3주 만에 광주를 찾은 
당시 윤석열 예비후보는 
빗속에 머리를 숙여야 했습니다.

*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2021년 11월 10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매년 5.18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에 희생된 오월영령들 앞에서
매번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5.18 44주년 기념사
"민주 영령들께서 남겨주신, 자유민주주의의 
위대한 유산을 더욱 굳건하게 지킬 것입니다."

그랬던 대통령은 느닷없고 위헌적인,
그리고 민주화 이후에는 
쉽게 상상조차하기 어려웠던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12.3 비상계엄 선포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합니다."

학창 시절 모의재판에서 
12.12 쿠데타의 주역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일화를 
자랑삼아 얘기했던 윤 대통령.

전두환 신군부 시절 이후 
45년 만에 선포한 비상계엄으로 
이제는 그 자신이 
퇴진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수입니다.


#윤석열 #전두환 #비상계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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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수
윤근수 gsyun70@gmail.com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경제 담당

전 시사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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