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한걸음더]'언론 검열, 어기면 처단' 실현됐다면... 광주MBC, 보도검열의 악몽

주현정 기자 입력 2024-12-06 10:06:54 수정 2024-12-06 18:36:59 조회수 312

(앵커)
6시간의 비상계엄령 하에 발표된
포고문에는 언론 출판을 통제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44년 전 계엄군의 검열 아래 
광주의 진실을 보도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시민들에 의해 방송국이 불에 탔던 
광주MBC의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현정기자가 한걸음더 들어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 12·3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간밤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와 
곧이어 발표된 계엄포고령 1호.

윤석열 대통령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가짜뉴스, 여론조작이라는 덫을 씌워 
모든 언론과 출판을 통제해
국민의 눈과 입, 귀를 틀어막고자 했습니다.

'위반자는 처단한다'는 
섬뜩한 경고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계엄사령부는 
언론 통제와 보도 검열을 위한 
'보도처'를 설치하려 했습니다.

45년 전이 그랬습니다.

전두환 신군부는 
사회 위기를 극복한다며
모든 정치활동 금지와 
언론·출판 사전 검열 등을 담은 
'포고령 10호'를 선포했습니다.

광주는 물론 전국의 방송과 신문은 
계엄군에 장악됐는데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고 
저항하는 시민들을 폭도라 불렀습니다.

* 1980년5월26일, 계엄군 선무방송 
"시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시내 관공서와 주요 시설은 
군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도망중인 소수 잔당이 
민가 잠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신문들은 매일 언론검열관에게 
보도 내용을 보고했는데 허가 없이는 
기사 한 줄, 사진 한 장을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 문순태 작가/ 1980년 전남매일(현 광주일보) 편집부국장
"이렇게 빨간 볼펜으로 동그라미 쳐서, 별표 해서 '재고 요망'했더라고요.. 
광주항쟁사태도 '광주'라는 표현을 못했어요, 한동안. 'K시'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겨우."

당시 시민들은 진실에는 침묵하고 
계엄에는 부역하는 언론을 향한 분노를 
이곳에 있던 광주MBC 건물에 
화염병을 던지는 것으로 표출했습니다.

80년 전두환 때 해직된 언론인들은
경고합니다.

* 한종범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
"윤석열 장기집권을 하겠다고 그런 식으로 (국민에) 대들었던 것이죠. 
그러나 막아야죠. 있는 사실 그대로 보도하고, 용감하게 그 사실을 알리고. 
그러면서 우리 나름대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봅니다."

지난 3일밤 기습 계엄령 선포에 이은
언론 통제 포고령으로 광주MBC를 비롯한
지역의 신문과 방송사들은 
기자들을 긴급소집해 
계엄군 진입에 대비한 회의를 열며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광주문화방송은 지난달 창사 60주년 기념식에서 
5.18 당시의 왜곡, 축소보도를 반성한다며 44년만에 
국민과 광주시민, 오월영령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비상계엄 #보도검열 #언론출판 #포고문 #계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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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
주현정 doit85@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정반합, 그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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