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계엄만 네 번' 이 시국에 박정희 동상을

김경철 기자 입력 2024-12-06 10:16:34 수정 2024-12-06 18:34:50 조회수 110

(앵커)
그런가 하면 경북 안동 경북도청 앞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규모 동상이 
들어섰습니다.

경북에는 이미 구미와 포항, 경주 등 
6곳에나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있는데, 
이번에 또 한 번 동상이 건립된 겁니다.

4번이나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하필 
이 비상계엄 시국에 건립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흰색 천에 가려진 채 우뚝 솟은 동상.

천이 걷히자 모습을 드러낸 건
박정희 전 대통령.

수많은 주민들이 아침, 저녁 산책을 나오는
경북도청 바로 앞, 천년숲 광장 한가운데
이 동상이 놓였습니다.

높이는 무려 8.2m, 아파트 3층 높이입니다.

"이 동상은 아래쪽 좌대 부분을 빼고도 
높이가 무려 7m나 되는데요. 
서울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의 규모보다도 큽니다."

동상을 만든 건 
박정희 대통령 동상건립추진위원회라는 민간단체.

하지만 부지를 제공하고, 행정 지원도 
마다하지 않은 건 경상북도였습니다.

2만여 명이 모금에 참여했고,
목표액 20억 원이 달성됐습니다.

추진위는 박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고 말했습니다.

* 박몽용 / 박정희 대통령 동상건립추진위 공동위원장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위대한 영도자였습니다."

도지사도 화답했습니다.

* 이철우 / 경북도지사
"미국의 대통령들 다 공과가 있지만, 온 나라에 동상을 세워놨습니다. 
우리 편 아니라고 폄하하고 그런 나라 만들지 말고..."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자,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동상 건립 행사에 3천 명 넘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경찰 병력이 배치돼 
규탄 시민단체와 만약의 충돌에 대비하는 등 
현장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 김헌택 / 열린사회를 위한 안동시민연대 상임대표
"(안동은) 독립의 성지입니다. 이곳에 독재자, 친일 앞잡이, 
그리고 우리 독립군을 때려잡던 박정희 동상을 세운다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박 전 대통령이 경제를 살렸다는 말은 
억지 위인 만들기라고도 비판했습니다.

* 전교탁 / 사회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의 짓밟힌 권리 위에 세워진 것이며, 
농민들의 피눈물 없이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이다."

5.16군사정변과 6.3항쟁, 
10월 유신에서 부마민주항쟁까지..

비상계엄을 무려 네 번이나 선포하며
현대사의 고비마다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그의 동상 제막이 하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강행되면서
논란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박정희 #동상 #비상계엄 #민주주의 #박정희동상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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