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1세기 비상계엄 선포라는 믿기 힘든
현실 속에서도 시민들은 '흥'과 '정'이라는
민족 정체성을 지키며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요.
집회는 축제로 변했고,
시민들은 따뜻한 음식을 나누면서
서로를 보듬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광장에 등장한 푸드트럭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자세히 보니 '윤석열 탄핵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푸드트럭 사업을 하는 50대 부부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는 겁니다.
이들 부부는 환영한다는 말 대신,
반짝이는 손짓으로 뜻을 전했습니다.
* 유미순 신영호/시민
"오늘 제 종목이 커피, 레몬 차, 생강차
이런 것들 무료로 나눠드렸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위해서
무료로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미리 준비해온 떡이나
핫팩을 나누거나 인근 카페에 커피를
선결제하는 등 기부 행렬이 잇따랐습니다.
흥의 민족 다운 면모도 잃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한 캐럴을 따라 부르고
율동을 함께 췄습니다.
* 서예음/시민
"탬버린 쳤어요. 노래 부르고. 뭔가 시위 같지 않은데
이게 시위라고 하니까 신기해요."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투표가
가결된 후에는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울려 퍼지면서 광장은 순식간에
콘서트장으로 변했습니다.
* 이석주/시민
"너무 감격스럽고 벅찼던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이 승리해서
너무나 기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도 잘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가은 김영숙/시민
"시위를 뉴스나 유튜브에서 보던 것처럼 무섭게 하는 게 아니라
즐겁게도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돼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함께 의자를 정리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줬습니다.
시민들은 비상계엄 선포라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나름의 문화로
웃음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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